靑 수보회의를 범의학계 전문가 초청한 간담회로 진행
"피해 최소화 완화 정책, 대구경북, 부산경남까지 확대 적용"
"국가 단위 정보 조달...정보를 갖고 대응할 수 있을 것"
◆…범의학계 전문가 10인이 참여해 24일 진행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문가들은 '피해 최소화를 위한 완화 정책, 감염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운영, 국가 차원의 보호장구 생산-공급 관리' 등 정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언했다. 수석보좌관회의 모습 (청와대)
범의학계 전문가들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피해 최소화위한 완화 정책'과 '감염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운영', '적절한 전원조정센터 필요성', '국가 차원의 보호 장구 생산·공급 관리' 등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청와대 여민1관 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으로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오늘 회의에는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범의학계 전문가 단체 초청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후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이 '코로나19 지역 확산 대비 대정부, 국민 권고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고, 이어 자유 토론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직접 토론 사회를 맡았으며, 당초 예정시간을 33분 초과했을 만큼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토론에서 백경란 이사장(성균관대 의대 교수)은 "감염이 한 지역에서 상상 이상 크게 발생했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완화 정책을 신속히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구·경북 지역, 부산·경남 지역까지 완화 정책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한림대 의대 교수)는 "위기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것은 적절하다"면서도 "그러나 조직 업무상의 변화가 되어선 안 된다. 정책적 대응 변화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전파되지 않는 행동방식을 만드는 데 강조점을 두자"면서 "완화 정책을 쓰면 시민사회의 협조가 중요한 데 이번 사태를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가 여러 공동체, 여러 단계, 여러 집단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희진 대한항균요법학회 부회장(고려대 의대 교수)는 "확진자 중 중증환자 치료 병원의 역할을 지자체가 빨리 지정해서 진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존 의료 체계를 유지하되, 지자체 간 격차는 총리 주재 중앙대책본부에서 특별자문단 운용하시길 건의한다"고 밝혔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전남대 의대 교수)은 "지역사회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들을 상급 기관으로 전원(轉院)시킬 때, 일부 병원이 병원 보호 차원에서 전원을 꺼리고 있다"며 "경기도는 이미 꾸려져 있는데, 지자체 컨트롤타워, 적절한 전원조정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능한 한 지역 내에서 코로나 환자 해결해야 하나 대구·경북 같은 경우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때는 중앙의 전원조정센터를 활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은화 대한소아감염학회 부회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지역사회로 감염 전파 시 아이들이 또 다시 지역사회를 감염시킬 수 있다"며 "학교 개학을 일주일 연기했지만 부모가 가정에서 돌볼 수 있게 직장의 유급휴가가 도입되도록 힘써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제언했다.
김성란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회장(고대구로병원 감염관리실 차장)은 "의료기관조차 보호구를 구하기 어려워 마스크도 아껴 쓰는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보호장구를 생산관리해서 물품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엄중식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정책이사(가천의대 길병원 교수)는 "지금은 중증환자, 사망자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려면 의료기관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며 "경증환자 진료에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무조건 병원에서 봐야 한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증환자는 우한 철수 교민처럼 특정시설에서 자가격리하고, 거기에 의료진이 가서 진료해 주면 병상 확보를 할 수 있다"며 "병원 내 감염도 줄일 수 있는, 전혀 차원이 다른 발상이다. 병원 부담이 증가하다 자칫 중증환자 한 명에 청도대남병원처럼 전체 병원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일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 실무TF장(가톨릭대 교수)은 "국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방역 체계의 대상이 아니라 방역 체계의 한 축"이라며 "방역 최일선에 국민이 있다. 단지 손 씻기를 열심히 하는 차원이 아니라, 국민 노력이 없으면 안 된다"고 제언했다.
이희영 분당서울대병원 부교수는 "위기상황이 되면 굉장히 필요한 대책을 많이 논의한다"면서 "불이 꺼지면 그 다음 위기는 잊어버리기 쉽다. 경기도의 경우 병상 배정 문제를 세 명이 당직을 서며 결정하고 있다. 이 사례를 많이 활용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최영준 한림대 조교수는 "중국, 일본 전문가와 통화해왔으나 (각국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최근 끊겼다"며 "국가 단위 정보 조달이 이뤄지면, 정보를 갖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토론을 마무리하며 "'전문가님'들이 회의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질본이 세계적으로 우수하고, 대단히 헌신적으로 해왔는데, '전문가 선생님'들이 질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고, 소통하면서 끌어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자체 또한 공공의료기관의 역량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혼자서 감당 못하는 상황인데, 범대위(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가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범대위와 질본, 지자체, 민간 의료기관, 나아가 국민까지 하나가 돼서 각자가 방역 주체라는 생각으로, 같은 마음으로 임해야 할 때"라며 "전문가 선생님들이 질본과 함께하고 정부와 함께하는 것이 국민이 좀 더 안심하지 않을까 한다. 상황이 끝날 때까지 정부와 민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