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윤 감사인연합회 회장(사진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의 회계처리 기한 연장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감사보고서를 포함한 모든 기업의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을 연기해야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일 감사인연합회(회장 김광윤)는 성명서를 통해 확진자 급증과 사업장 폐쇄로 초래되는 경제적 공포 등 천재지변에 준하는 비상상황을 고려해 정부당국은 선제적으로 번거로운 신청절차와 승인심사절차 없이도 모든 기업의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을 정부안대로 연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에 따라 전국 3만개가 넘는 기업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채택한 경우 매년 정기총회 6주전,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채택한 경우 사업연도 종료후 6주전에 각각 재무제표를 감사인에게 제출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감사인은 감사 수행후 각 정기총회 1주전까지 회사등에 개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금융위원회는 법무부와 함께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정기 주주총회 안전 개최 지원 방안'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무제표, 감사보고서 등을 기한내 제출하지 못하는 기업이 상법, 자본시장법, 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상장폐지 등의 위험이 존재할 수 있어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 지연제출 우려가 있는 경우 금융감독원(상장회사) 또는 한국공인회계사회(비상장회사)에 이를 오는 18일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금융위원회(증권선물위) 승인을 받은 경우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의 사업보고서 등 (사업보고서에 첨부하는 감사보고서 포함)을 오는 5월 15일까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아닌 경우의 감사보고서는 6월 15일까지 제출하면 지연제출로 인한 제재(상법상 과태료와 자본시장법상 과징금, 외감법상 감사인 지정 등 행정제재,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상장폐지 등)를 면제해준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다만, 제재 면제 조건은 주요사업장이 중국 또는 국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있거나 해당 지역에서 중요한 영업을 수행 중이어야 하며 코로나19 사태나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조치로 인해 재무제표 작성 또는 감사가 지연된 경우에 해당된 회사, 그리고 사무실 폐쇄 등의 영향으로 감사를 기한내 완료하기 어려운 감사인에 해당되는 경우 등에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 소재 기업과 감사인 사무실 폐쇄가 있는 경우 등 사후적 사건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지연제출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사람들간의 접촉을 미리 최소화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 속도를 최대한 지연시켜야 하는 상황 인식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감사인연합회의 설명.
감사인연합회는 오히려 정부 발표를 빌미로 감사자료의 준비 미흡과 현장감사의 불충분으로 인해 감사보고서의 품질이 저하되어 회계투명성이 퇴보하는 핑계로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당국은 선제적으로 번거로운 신청절차와 승인심사절차 없이도 모든 기업의 사업보고서(첨부되는 감사보고서를 포함)의 제출기한을 정부안대로 연기할 수 있도록 해 3만여 개가 넘는 외감기업과 감사인이 전국적 재난인 코로나19 사태와의 전쟁에 동참하면서 감사보고서의 품질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국가적 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아가 고용노동부의 주 52시간 근무제와 기획재정부의 법인세 신고납부기한 적용에도 기업들을 한숨 돌리게 하는 선제적 유연조치 마련이 긴요하다"고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