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천지 신도 31만명 명단 입수해 지자체 제공
피해자연대 측 "제출한 명단 너무 부실"
"위장한 교육장·복음방 훨씬 많을 듯"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피해자 단체 측이 신천지에서 제출한 신도 명단에 대해 "부실하고 구색 갖추기"라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측에서 정부에 제출한 신도 명단이 실제보다 축소됐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신강식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 대표는 지난 3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신천지가 제출한 신도 명단은 구색을 갖추기 위한 것이고 정말 부실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천지 측으로부터 신도 24만5000명과 교육생 6만5000명 등 총 31만명의 명단을 받아 미성년자와 해외 신도를 제외한 신도 19만5000명과 교육생 4만4000명의 명단을 각 시도에 제공한 바 있다.
이 중 지방자치단체가 전화로 파악한 코로나19 유증상자는 3일 0시 기준 1만3241명이고, 6561명은 코로나19 검사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서울시가 방역당국으로부터 받은 명단 9700여명 중 200여명은 신천지 신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는 등 지자체들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신천지와 무관한 사람들로 드러나 전수조사에 대해 신빙성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신천지 측이 명단과 부속 기관의 위치를 공개했다고 밝혔는데 늦장 공개했고 부실한 측면이 있다"며 "명단의 사실 여부와 관련해 (신천지 측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신 대표는 '위장교회'를 꼽았다. 신 대표는 "신천지는 스스로 성경교회라고 부르는데 위장교회 형태로 감춰진 교육장과 복음방 등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화센터, 역사 공부 등으로 위장해서 공부방을 운영해 그 옆에서 1인 시위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천지 피해 가족들이 그동안 가장 궁금했던 것은 신천지 신도 명단과 부속기관, 교육장 위치였다"면서 "그러나 부속기관이 없어진 곳도 많이 있어 제공했다는 정보도 투명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부속기관 같은 곳을 피해자 회원들이 가보면 문은 닫혀있는데 아직도 모여있는 것으로 보이는 장소도 있다"며 "신천지 신도 자녀를 둔 부모로서는 매우 애가 탄다"고 호소했다.
신 대표는 "교주인 이만희 총회장이 어제(2일) 큰절하면서 잘못했고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코로나19 검진에 협조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전도센터와 합숙소 등을 폐쇄하고 방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녀가 신천지에 포섭돼 가출 상태라고 밝힌 이모씨도 "신천지는 신도의 이름·성별·나이 등 모든 정보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신천지가 가르쳐 준 정보와 파악한 위치가 다른 경우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신천지 탈퇴자가 서울 모처에 비밀교육장이 있다고 해서 가봤는데 그 장소는 명단에 없다"며 "신천지 측이 최근 새로 생긴 전도센터는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피해자들이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역학조사와 관련해 거짓자료를 정부에 제출한 의혹을 제기하며 교주 이만희 총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종말론사무소는 '2020 신천지총회 긴급보고서'를 통해 전국 신천지 시설이 모두 1529곳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신천지 측은 "방역당국이 신도 명단 자료가 있는 장소에 함께 입회해 확인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료라는 것을 다 확인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회장도 지난 2일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정부에 인적, 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코로나19는 우리 개인의 일이기 전에 크나큰 재앙이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다.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피연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총회장을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 형사6부(박승대 부장검사)에 배당돼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