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고가 위축…비강남 중저가 수요 지속
수용성 집값 견인…비조정지역 키맞추기 현상 나타나
◆…지역별 주간 아파트 매매·전세 변동률. 자료=부동산114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대책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산한 거래시장 분위기 속에서 서울은 강남권의 부진이 지속되며 아파트값 변동률이 보합세로 나타났으나 경기는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의 집값 키 맞추기 현상으로 오름폭이 재차 커졌다.
부동산114는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전주대비 0.01%p 낮아진 0.05%, 신도시가 같은 기간 0.01%p 상승한 0.04%, 경기·인천도 0.02%p 높아진 0.14%를 각각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서울은 지난해 말 12·16 대책 이후 강남권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2달 이상 0.1% 미만의 보합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올들어 하향 안정화 기조를 내비치고 있는 재건축의 경우 이번주 강남과 강동구의 주요 단지의 가격이 둔화돼 -0.01%로 2주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노원, 도봉 등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에서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체 변동률은 지난주와 비슷했다.
반면 경기 지역은 2·20 대책에 포함된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 다소 둔화됐어도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조정대상지역인 시흥, 부천 등 일부 지역도 가격이 뛴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주요지역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부동산114
서울 자치구별로는 노원(0.28%), 도봉(0.15%), 동대문(0.15%), 구로(0.13%), 성북(0.12%), 중랑(0.11%), 금천(0.10%), 동작(0.10%) 등에서 오름세가 나타났다. 노원은 상계동 주공2단지와 하계동 한신청구,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가 500만~2500만원 올랐고 도봉은 창동 상계주공17·19단지와 동아청솔이 500만~1750만원 가량 뛰었다. 구로는 개봉동 현대1단지와 개봉푸르지오, 오류동 동부골든이 250만~2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이와 달리 신축 고가 아파트와 재건축이 하락세를 견인한 강남(-0.01%), 강동(-0.01%)이 이번주 유이하게 하락세를 내비쳤다. 강남은 개포동 주공1·6·7단지와 디에이치아너힐즈가 500만~2500만원, 강동은 고덕동 고덕그라시움과 명일동 삼익그린2차가 1500만~5000만원 하향 조정됐다.
신도시는 분당(0.07%), 동탄(0.07%), 평촌(0.06%), 광교(0.06%), 산본(0.04%), 중동(0.04%) 순으로 집계됐다. 분당은 정자동 한솔주공4단지와 서현동 시범한양, 이매동 이매한신 등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고 동탄은 청계동 동탄2호반베르디움더클래스, 능동 푸른마을포스코더샵2차가 중대형 면적 중심으로 250만~1000만원 정도 뛰었다. 평촌은 호계동 무궁화건영·목련우성7단지가 500만~1000만원, 광교는 상현동 광교상록자이가 500만~1000만원, 산본은 산본동 가야5단지주공1차·금강주공9단지1차가 소형 위주로 500만원 올랐다.
경기·인천은 수원(0.32%), 용인(0.28%), 성남(0.25%), 하남(0.21%), 의왕(0.18%), 시흥(0.17%), 안양(0.17%), 광명(0.16%), 부천(0.16%), 화성(0.15%), 안산(0.14%) 등 타지역대비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수원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후 거래문의가 감소했지만 신분당선과 재개발 호재 영향으로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권선동 수원권선자이e편한세상·권선SK뷰와 매탄동 매탄주공4~5단지·매탄위브하늘채 등이 1000만~1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성남은 단대동 단대푸르지오와 하대원동 삼남이 500만~1000만원, 시흥은 정왕동 시흥배곧SK뷰와 월곶동 월곶1차풍림아이원 등이 150만~1000만원, 부천은 오정생활휴먼시아3단지와 송내동 중동역푸르지오 등이 500만~1500만원 정도 뛰었다.
전세시장은 신학기 이사 수요 마무리와 코로나19 우려로 문의가 줄었으나 직주근접, 역세권 등 인기지역에서 매물이 귀한 현상이 이어져 국지적인 상승 흐름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이번주 서울 0.05%, 신도시 0.03%, 경기·인천 0.03% 등의 변동률로 보합세가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로 서울은 강서(0.15%), 동대문(0.15%), 종로(0.14%), 동작(0.12%), 관악(0.08%), 영등포(0.08%), 광진(0.07%), 성북(0.07%) 등으로 조사됐다. 강서는 등촌동 등촌동IPARK, 염창동 롯데캐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 등이 1000만~2500만원 올랐고 동대문은 답십리동 답십리래미안위브, 장안동 장안힐스테이트의 전셋값이 500만~1000만원 상향 조정됐다. 동작은 사당동 래미안로이파크와 이수역리가, 상도동 상도두산위브트레지움2차 등이 중대형 면적 중심으로 1500만원 가량 올랐다.
이밖에 신도시는 분당(0.08%), 일산(0.03%), 광교(0.03%), 평촌(0.02%), 산본(0.01%) 순으로 조사됐으며 경기·인천은 의왕(0.08%), 수원(0.07%), 부천(0.06%), 시흥(0.06%), 안양(0.06%), 용인(0.06%), 화성(0.06%) 등에서 전셋값 오름세를 나타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지역별 혼조세를 내비친 가운데 고가 아파트 거래가 지속 위축되겠으나 중저가 아파트 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대출규제 영향이 큰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고 이달 중순 발표될 아파트 공시가격도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추세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도권에선 비규제와 저평가지역이 키 맞추기에 나서면서 집값 불안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국내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중 풍부한 유동자금이 주택시장의 불쏘시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데 고강도 대출규제로 인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전세시장은 직주근접 수요가 움직여 도심·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가 유지됐다"면서 "학군수요가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대출과 세금 부담으로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수요, 청약 대기수요 등으로 인해 전세매물 부족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