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8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 자료에 따르면, 1월 전(全)산업생산은 전년보다 0.5%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19 확산되면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는 모양새다.
2월 중반 이후 제조업 계절조정 BSI(78→67)와 전산업 BSI(75→65) 실적치가 모두 큰 폭으로 내려갔다. 전산업 BSI 조사가 시작(2003년)된 이후 해당 지수가 65 이하로 하락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2016년 2월 단 두 차례 뿐이며, 전달에 비해 10포인트 내려간 부분은 이번이 최대치다.
KDI는 "2월부터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제조업생산이 감소하고,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부활동이 위축되면서 서비스업생산도 부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104.2→96.9)했다. 조사기간이 2월 10일부터 17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확산(2월 중순 이후)에 따른 소비위축의 영향이 '일부'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월 설비투자지수는 –3.8% 증가율을 기록하며 감소세로 바뀌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투자심리가 큰 폭으로 악화된 부분이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의 투자 BSI 실적치를 보면 전산업(95.5→89.5), 제조업(96.5→87.8), 비제조업(94.1→91.8) 모두에서 큰 폭으로 둔화됐다.
수출은 대(對)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2월 수출은 조업일수의 확대로 전년보다 4.5% 늘었으나, 일평균 수출액은 전달(5.9%)의 증가에서 –12.2% 감소로 전환됐다. 특히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인해 자동차 수출(-16.6%)도 큰 폭으로 감소하며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KDI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