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여간 다우존스 변동 추이. 자료=미래에셋대우
미국 다우지수가 10% 가까이 대폭락했다.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 당시 기록했던 -22.6% 이후 최대 낙폭으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1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2352.60포인트(9.99%) 폭락한 21200.62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0.74포인트(9.51%) 하락한 2480.6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201.80으로 전일보다 750.25포인트(9.43%) 곤두박질 쳤다.
뉴욕증시는 장을 시작하자 동시에 폭락하며 주식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9일에 이어 사흘 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S&P500 지수가 7% 이상 급락하면 발동되는 충격 완화조치다. S&P500 지수는 개장 후 5분 만에 7%대로 낙폭을 키우면서 192.33포인트(7.02%) 내린 2549.05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날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지만 전염병 해결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투매에 들어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취약해진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미흡했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미국이 유럽에 대한 전격적인 입국금지 조치를 결정하며 투자 심리 위축을 초래한 점도 대폭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유럽에 대해 13일부터 30일간 미국으로의 여행을 중단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날 대폭락이 미국 뉴욕증시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는 평이 나온다. 당시 뉴욕 다우지수는 무려 22.6%나 폭락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도 10% 넘게 급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도 1987년 주식시장 붕괴 이후 최악의 낙폭인 10.87% 주저앉은 5237.48에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도 각각 12.24%와 12.28% 미끄러진 9161.13과 4044.26을 기록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는 16.92% 급락했다. 1998년 지수 탄생 이래 최대 낙폭이다.
국제 유가도 이틀 연속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5%(1.48달러) 내린 31.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30분 현재 8.16%(2.92달러) 하락한 32.8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