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매도 비중 9.2% 달해…전거래일보다 2.8%p↑
프로그램매매 통해 현물 공매도 가능, 주가 끌어 내린듯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삼성전자는 16일부터 공매도가 금지된 후 외국인 매도세가 크게 약해졌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날 거래량 가운데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져 공매도 금지에 대한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를 순매수 했으나 오후 들어 매도 물량을 늘려 2187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습니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간 삼성전자 주식을 2조 1522억원 어치 순매도 했습니다. 16일에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금액은 전날의 38%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외국인은 지난 2월 24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 15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를 유지했습니다. 개인은 줄곧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고 기관은 전략을 수시로 바꿨습니다.
코스피는 이날 90포인트가 넘는 널뛰기 장을 연출했고 삼성전자 주가도 요동을 쳤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한때 1.9%(950원) 오른 5만 900원을 기록했으나 장 후반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서며 2.10%(1050원) 내린 4만 89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코스피 시장에서의 이날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6814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9263억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기관은 3465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습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순매도한 2187억원은 코스피 시장에서의 순매도액 6814억원의 32% 수준으로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엇비슷합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과 연계된 비중 만큼 삼성전자의 물량을 쏟아낸 셈입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날 오후 들어 하락세를 보인 것은 프로그램매매에 의한 공매도 물량이 풀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삼성전자의 16일 주가는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후 외국인이 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들여야하는 숏 커버링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전 한때 상승 국면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결과, 삼성전자의 이날 공매도 물량은 전날보다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총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아지는 현상을 초래하게 됐습니다.
지난 13일의 삼성전자 총거래량은 5946만 2933주이며 공매도 물량은 379만 257주에 이르러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6.4%에 이릅니다.
공매도가 금지된 16일의 삼성전자 총거래량은 3333만9821주이며 공매도 주식수는 307만 5165주에 달했습니다. 이날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9.2%로 13일의 공매도 비중보다 2.8%포인트 높아졌습니다.
16일의 삼성전자 공매도 물량은 71만5092주 줄었지만 공매도 비중이 되레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도 프로그램 차익거래와 시장조성자에 대한 업틱룰(공매도 할 때 직전 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호가를 내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허용키로 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더 높아진 것은 프로그램매매를 통해 삼성전자 현물을 공매도로 팔고 선물을 사는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6814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지만 선물시장에서는 1735억원을 순매수해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 방식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공매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가 공매도 금지 조치에 프로그램 매매를 통한 차입공매도를 제외시킨 것은 파생상품시장에 필요한 제도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위는 또 한국거래소와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한 시장조성자가 국내 증권사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의 헤지(위험회피) 거래, 시장조성 호가 등은 투기성 공매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의 효과를 가시화하려면 시장조성자에 의한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성자에게는 업틱룰 적용이 배제돼 시세조종 수단이 될 수 있고 특혜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입니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불확실성 국면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