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D램과 낸드 가격 상승 불구, 주가 하락세 멈추지 않아
연초 대비 15% 하락…코스피 낙폭 23%에 비해서는 선방한듯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버티지 못하고 속절없이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SK하이닉스 주식의 매도에 나섰고 이달 17일까지 17거래일 내내 주식을 내다팔면서 순매도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지난 3월 9일에는 196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하이닉스의 주가를 단숨에 6.16%(5700원) 끌어내리기도 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최근 5일간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총 2482억원을 순매도 했습니다. 개인과 기관은 이 기간동안 각각 1578억원, 914억원을 순매입 했습니다.
외국인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취해진 16일부터 매도 물량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16일에는 513억원, 17일에는 404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스마트폰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서버 수요 덕분에 이익 모멘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D램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서버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에 힘입어 각각 6조8000억원, 47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 지표로만 보면 서버용 D램 가격이 오르는 등 업황은 오히려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지난해 하락세를 이어가던 서버용 D램 가격은 올해 1월 들어 2.1% 반등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의 서버 수요가 살아난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 센터 및 서버 시설투자가 늘고 있는 것도 SK하이닉스에게는 호재로 작용합니다.
◆…화면 캡처=키움증권
SK하이닉스는 주가 하락폭이 코스피 지수의 낙폭에 비해서는 그래도 양호한 편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연초인 1월 2일 종가 2175.17에서 17일 종가 1672.44로 무려 23.1% 하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17일 종가는 8만 400원으로 연초 1월 2일의 종가 9만 4700원에 비해서는 15.1% 빠졌습니다. 하이닉스의 주가 낙폭이 코스피 지수에 비해 8.0%포인트 낮은 셈입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52주 신저가인 2019년 6월 17일의 6만 2400원에 비해서는 28.9% 오른 수준입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에 대해 반도체 업종의 현황을 감안할 때 낙폭 과대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지표와 주가 흐름이 불일치해 주가가 급락한 것을 심리적으로 용인하기 어렵다”며 “날씨가 따뜻해지고 국가별 대응조치 속도가 빨라진다면 코로나19 영향으로 눌려 있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실적은 D램 가격의 하락으로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잠정 공시된 지난해 4분기 실적에는 당기순이익이 –1182억원 규모에 달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잠정공시된 2019년 매출액은 26조 9907억원으로 전년보다 33%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조 7127억으로 전년보다 87% 급감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2019년 영업이익률은 10.1%를 나타냈습니다. 잠정공시된 당기순이익은 2조7127억원으로 전년보다 87%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말 주가가 껑충 뛴 것은 주식시장이 현물시장의 흐름을 약 6개월여 선반영 한다는 특성 때문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외국인의 17거래일 연일 계속되는 순매도 공세에 SK하이닉스도 손을 쓸 방도가 없는 형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