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동아, 신천지총회 홍보 보도
신천지, 카페·블로그 등 SNS 통해 홍보에 사용
민언련 "신천지 기사 작성 불구 광고 문구 없어"
◆…중앙일보는 올해 1월 16일 기사에서 신천지예수교회 총회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사진=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공식카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총회장 이만희·이하 신천지)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등 유력언론과 지역 언론 등 공신력 있는 매체에 기사와 광고를 게재하고 신도 포섭에 이를 활용했다.
올해 1월 12일 신천지는 총회본부가 있는 경기도 과천교회에서 지난 한 해를 결산하고 올 한해의 비전과 활동목표를 발표하는 '유월절 기념예배 및 제36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중앙일보가 1월 16일 한 면을 통으로 이날 신천지 행사 기사를 실었다. 중앙일보는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원년 선포…실상복음 대세화 첫발'이라는 제목으로 "신천지의 무료성경 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에서 10만 명 이상이 등록돼있고, 지난해에 대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이만희 총회장의 설교내용과 신년사도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총회 이틀 후인 1월 14일 신천지 홍보 기사를 실었다. 언론비평지 '미디어오늘'은 동아일보에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원년…실상 복음 전파에 총력"이라는 머릿기사와 함께 총 3개의 기사가 실렸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행태는 광고성 기사를 별도로 제작하는 광고영업이라고 하더라도 신천지의 경우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언론으로써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이 밖에도 이날 대회를 기사로 내보낸 곳은 "신천지예수교회 '2020년 하나님 통치 원년' 선포(경남데일리)", "신천지예수교회, '2020년 하나님 통치 원년' 선포···"실상 복음 대세화...(경북신문)", "신천지예수교회 제36차 정기총회 개최(기호일보)", "신천지예수교회는 12일 유월절 기념예배 및 제36차 정기총회를 개최(중부일보)", "신천지예수교회 제36차 정기총회 개최(신아일보)", "신천지예수교회, 제36차 정기총회 개최(금강일보)" 등이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한 교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블로그의 글. 신천지를 홍보하는 글과 기사들이 나와 있다. (사진=블로그 화면)
심지어 진보매체로 알려진 '프레시안'도 지난해 11월 11일 '신천지 10만명 수료,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는 홍보기사를 실었다.
이런 기사들은 신천지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와 카페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글로 올라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기사화하고, 이를 다시 신천지의 홍보에 이용하는 유착 구조를 볼 수 있다.
신천지 교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블로그에서는 "[시선집중(施善集中)]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원년' 선포 … 실상복음 대세화 첫발 –신천지 글"이라는 표제 아래 기사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면서 중앙일보를 비롯해 다른 언론사의 기사들이 링크가 걸려 있다.
또 다른 블로그에는 동아일보 기사를 소개한 뒤 "동아일보에 실린 신천지 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신천지 교회를 새롭게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신문은 2018년 1월에 이만희 총회장 인터뷰를 기사형 광고로 내보냈고 경향신문은 2019년 1월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신천지 교인을 강제개종했다는 신천지 주장을 기사형 광고로 내보낸 바 있다. 두 매체 광고 담당자 모두 이것이 광고라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면 어디에도 그 내용에 광고라는 표시는 없다"며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과정과 동기가 어찌됐건 언론 역시 결과적으로 신천지 교세확장에 일정부분 기여한 셈이다. 의료 등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광고, 유해한 약물, 청소년에게 유해한 주류, 담배 등의 광고 등은 규제대상이다. 보도윤리 또한 다를 바 없다. 팩트체크는 언론의 기본이고, 사회적 논란이 큰 사안에 대한 보도는 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