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지난 10일 검찰이 박용성 前두산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 4명 등을 불구속 기소키로 함에 따라, 두산산업개발 등 두산그룹에 대한 비자금조성과 분식회계 여부에 대해 심층조사에 곧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11일 "지난 10일 두산그룹에 대한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아직 수사가 최종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며 "검찰수사가 언제 종결되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검찰이 비록 두산그룹에 대한 수사결과를 10일 발표했지만 처리방침만 정해졌을 뿐, 검찰이 확보한 두산에 대한 장부 등의 자료는 세부적인 법적 처리를 할 때까지 검찰이 영치하고 있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검찰의 수사종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수사가 종결되고 나서야 관련장부일체를 국세청으로 옮겨올 수 있다는 것.
한편, 두산산업개발은 지난 8월 8일 2797억원의 분식사실을 자진해서 고백해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검찰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국세청의 심층세무조사(=특별세무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이미 정해진 수순일 뿐이었다.
이주성 국세청장이 지난 8월 17일 두산산업개발 분식사건과 관련해 국회에서 "국세청은 현재 검찰수사의 경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검찰수사결과 탈루혐의가 있으면 세무조사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일반적으로 매출을 부풀리는 수법의 분식회계로 세금을 많이 낸 것과 관련해선 세금을 되돌려 줘야하는 문제가 생기지만, 두산산업개발이 분식회계를 자행한 시기가 지난 1995년부터 2001년이라는 점에서 감액청구기간이 끝나서 이 회사는 세금을 되돌려 받을 수 없다.
국세청은 심층세무조사가 이뤄진다면 두산그룹 총수일가가 경영권 방어와 세습을 위해 계열사 유상증자 납입자금을 마련하면서 대출이자 128억원을 대납한 것에 대한 정밀검증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부당하게 특수관계자가 부담할 이자를 대신 부담했을 경우엔 '부당행위계산부인'에 따라 회사는 관련 이자비용에 대한 법인세를 추가로 내야하고, 총수일가는 회사에 넘긴 부담부분이 배당 또는 상여처분 돼 관련 소득세를 추가 납부해야 한다.
이와 함께 2800억원대의 분식과 관련해선 분식을 통한 가공이익이 배당 등으로 총수일가에 흘러 들어간 만큼, 특수관계자 사이의 부당한 거래는 없었는지 여부와 함께 분식으로 늘어난 회사자금이 이후 어떻게 회계처리 됐는지도 집중 분석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