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여간 코스피지수 변동 추이. 자료=미래에셋대우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장기화에 따른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로 국내외 증시가 혼란에 빠지고 있다. 당분간 미 증시 변동에 덩달아 춤추는 장세가 될 개연성이 높다.
미국 다우지수는 주중 한때 2만선이 붕괴됐고 코스피는 10년 8개월 만에 1500선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전날 8% 이상 폭락했던 코스피가 다음날 7% 재반등 하는 등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다음 주 국내 증권시장도 증시의 진폭이 심한 급등락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대폭락했던 코스피가 20일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일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급반등속 외국인이 12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NH투자증권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각국 정책 공조, 미국 대규모 재정정책은 상승요인이지만 달러 급등, 크레딧 리스크 우려, 단기 자금시장 경색, 공포심리 확대는 하락요인으로 꼽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하락 속도 및 폭은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당시보다 빠르다”며 “통상 블랙먼데이 전후 기간 급락의 원인을 프로그램 매매로 간주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과거 대비 높은 패시브 비중(지수형 ETF의 증가, 프로그램 및 알고리즘 매매 비중 증가, 자산배분 펀드의 환매 등)이 높은 변동성의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김 연구원은 “주요 변수는 코로나19 관련 뉴스 플로우와 달러”라며 “최근 달러 강세는 단기 자금시장 경색, 한계 기업의 과도한 현금 보유 욕구, 투자상품 환매 등 현금화 수요 급증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위기 당시 달러의 단기 고점은 11월 TARF(구제금융 법안) 통과 당시, 중장기 고점은 2009년 3월 양적완화(QE) 시작 이후”라며 “당시 사례로 미루어 대규모 재정정책 의회 통과 전후 달러 단기 고점 통과 및 지수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불안감이 공포심리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 중요한 세 가지 중요한 키워드로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 둔화(혹은 백신개발), 신용리스크 불안해소, 적합한 정책을 꼽았다.
한 연구원은 “코로나 19 확진자 수의 증가 둔화는 백신 임상실험 통과 등이 선행되야 투자심리 불안을 달랠 수 있고 신용리스크 불안 해소도 연준(Fed)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움직임이 중요한데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의 여러 정책들의 제시는 긍정적”이라며 “확진자 수 둔화의 확인(혹은 백신의 임상실험 통과로 불안심리 해소)과 미국 의회의 회사채 매입 승인을 확인한 후에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다음 주 시장 이목은 정부의 제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구체화될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정책공조와 궤를 같이하는 총력전격 정부측 정책대응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9일 50조원 상당의 긴급 유동성 투입이 결정된 데 이어 2차 회의에선 채권·주식시장 안정펀드 조성 및 가동을 축으로 한 금융시장 활성화 대책, 3차 회의에선 가계 및 취약계층 생계절벽 타개를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 등이 발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2008년 11월 이래로 재가동되는 5~10조원 상당의 증시안정기금의 출범이 관심”이라며 “치료제·백신 개발과 같은 본질적 해법으 구체화 전까진 장세 성격변화를 논하긴 시기상조이지만 외국인 투매공세에 맞서는 수급 완충기제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 격 긍정요인”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