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대해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時機尙早)'이며 상장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정부와 재계의 지적이 제기됐다.
또 금융감독원은 2006년말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한 뒤 2007년 초까지 이를 마무리하기로 내부방침이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회계연구원 주최로 11일 서울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국제회계기준의 수용방법과 회계기준의 다층화'를 주제로 열린 국제포럼에서 재정경제부 양창호 증권제도과 사무관은 "대기업(에 적용하는 회계기준)도 국제회계기준과 일치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대해 국제회계기준을 받아들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양 사무관은 또 "우선 국제기준과 다른 회계관련 법령부부 개선해 나가야 한다"면서 "국제기준은 대기업부터 수용한 뒤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도진 금감원 회계제도실 팀장은 "국제 회계기준 도입은 2006년 말 로드맵을 시작으로 해서 2007년 초까지는 마무리하기로 내부적인 계획을 세웠다"면서 "그러나 경제적 환경에 따라 취할 수 있는 행동이 틀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팀장은 또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있어서 얼마나 정확히 해석해서 도입할 수 있을 지에도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동우 전경련 기업정책팀 과장 역시 "각 국가마다 법·제도·관습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따라서 모든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규정을 모든 기업 또는 일부 기업에게 적용하도록 요구하거나 이를 수정없이 해당국가의 회계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특히 "대기업보다 재무보고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도 동일한 회계기준을 적용한다면 재무보고와 관련한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또 "상법과 기업회계기준을 통일화해 회계기준 단일화 작업이 중요하며 통일된 회계기준이 확립돼 있는 상황에서 회계기준 다층화가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영조 한국공인회계사회 연구위원은 "IFRS와의 정합성을 추구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기존 기업회계기준을 개정하는 것과 동시에 기업회계기준서 제1호 내지 제13호도 개정된 IFRS에 맞춰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 위원은 또 "폴 펙터 국제회계기준위원회 이사가 기업회계기준서 제15호 내지 제20호에 대한 영문 번역본이 없다는 지적을 했다"며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이 IFRS와의 정합성을 추구했지 여부는 영문 번역본을 통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준서 제정 후 신속한 영문번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