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1년 예산안 편성 지침 확정
기본방향엔 '재정 적극적 역할' 견지
경제역동성 회복·감염병 예방 등 집중
재량지출 10% 감축·관행 보조금 재검토
정부가 내년 예산에도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를 가져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경제심리 회복에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소득 불평등과 기회의 불균등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논리에 기반을 둔 '포용적 성장' 체감도를 높이는데도 재원이 집중 투입된다.
다만 코로나19로 경제성장에 발목이 잡힘에 따라 과감한 재정지출을 뒷받침 할 세수입 여건은 불확실하다는 게 우려로 남아 있다. 정부는 필수적 소요를 제외한 재량지출 10% 의무감축, 관행적 보조금 전면 정비 등 허리띠를 더 졸라매기로 했다.
정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1년도 예산안 편성·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확정했다.
◆…(2021년 예산안 편성방향, 자료 기획재정부)
내년 예산에서 중점 투입되는 4대 분야는 ▲경제 역동성 회복 ▲미래 성장동력 확충 ▲사회안전망 보강 ▲감염병 등 사회재난 대응체계 고도화다.
우선 코로나19로 약해진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는데 중점 투자한다. 자영업·소상공인의 경영안정과 재기(재창업 등)를 돕고, 온라인판로·스마트상점 등 새로운 유통 인프라를 지원한다.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에 대응해 생산기지,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 한류기반 관광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관광·쇼핑·체험을 통합·연계하는 '코리아 토탈관광패키지'를 도입한다.
혁신성장 분야에선 바이오·미래차·시스템반도체·로봇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주력산업을 DNA(데이터·5G·AI) 기반 기술과 접목해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R&D)·사업화·자금 등 정책 패키지가 이루어진다.
특히 사회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짠다. 플랫폼 노동자·일용직 등 사각지대의 고용안전망을 보강하고, 청년·40대·여성 등 취업 애로계층에 대한 맞춤형 고용지원이 강화된다. 또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출산·주거·보육·일가정 양립지원 등 투자도 늘린다.
어르신들의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선 기초연금 인상을 확대하고 노인 돌봄서비스 품질 개선, 노인 일자리 내실화·고령친화산업을 육성한다.
사회재난 대응체계 관련 예산에선 감염병 전문병원·인력 확충, 마스크 등 보건 비축물자 전략적 확보, 백신·치료제·R&D 확대 등 방역·치료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한다. 또 노후 경유차 감축 등 핵심 배출원별 미세먼지 저감 투자를 확대하고, 어린이 교통안전시설 등 생활 주변 안전 인프라도 확충한다.
| 재량지출 10% 의무적 구조조정…예산 다이어트 어떻게 |
◆…(자료 기획재정부)
재정소요는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력 보강 차원에서 올해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 짙은데, 이를 감당할 세입여건은 밝지 못하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금년 경제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증대됨에 따라 내년도 세수 불확실성도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재정건전성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각 부처는 필수소요(법정경비·인건비 등)를 제외한 재량지출의 10%를 의무적으로 구정조정해서 예산을 요구하도록 했다. 이행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또는 패널티)가 부여된다. 자발적 구조조정 실적이 미흡할 땐 예산편성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
또 관행적으로 지원되어 온 민간 보조사업의 존속 필요성·보조율·적정예산 등이 원점에서 검토된다. 여기에 모든 출연사업을 대상으로 출연의 법적근거, 보조사업과의 차별성 등을 검토해 사업 존속여부·적성소요를 따진다.
안정적 세입기반도 넓힌다.
국세 분야에선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 탈루소득 과세강화 등에 집중하며, 세외수입 분야에선 유휴 국유재산 개발·활용, 정부 출자기관의 배당성향 제고 등 방안을 발굴한다.
연례적 이월·불용 사업은 집행부진 사유를 심층 분석하고, 집행개선이 어려울 경우 집행가능 수준으로 예산을 삭감해 요구하도록 했다. 또 부처에서 최종 수요자에까지 이르는 사업 수행절차를 축소하고 사업관리비용을 절감한 예산을 요구하도록 했다.
이 밖에 각 부처는 사회적 가치 제고사업을 적극 발굴해 예산에 요구하도록 했으며, 예산 편성과정에서 사업수요자·지자체·전문가 등 참여도 확대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