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대화방 적극 수사 주문
범죄단체 조직 검토·관전자 공범 적용 지시
국제형사사법공조 통해 범죄수익 환수 예정
◆…법무부가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디지털 성범죄 대화방에 대해 엄정 수사하라고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24일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씨에 대한 신상공개가 결정됐다. (사진=연합뉴스·서울지방경찰청 제공)
법무부가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아동·청소년 등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n번방' 사건에 가담한 전원을 엄정 조사하라고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24일 오후 서울 서초동 고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n번방 가담자 전원을 엄정 조사해 범행 전모를 규명하고, 책임에 따라 강력 처벌하도록 검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경찰 및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조사하라는 취지다. 대검도 앞서 전국의 일선 검찰청에 성 착취 불법영상물의 제작·유포 사건에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법무부는 구체적으로 디지털 성범죄 대화방 개설·운영자 및 적극 관여자의 경우 운영구조와 방식을 철저히 규명해 가담정도에 따라 법정최고형을 구형할 것을 적극 검토하라고 검찰에 주문했다.
또 대화방 운영자들의 범행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스피싱이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사건은 범죄단체 구성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대화방에 들어가 관전한 회원들에 대해서도 가담·교사·방조를 했을 경우 공범으로 적극 적용하도록 지시했다.
공범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불법영상물을 소지했다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법무부는 디지털 성범죄 대화방을 통해 취득한 범죄수익도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암호화폐 등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결제 수단 이용 범죄의 경우 국제형사사법공조를 통해 범죄수익을 철저히 추적·환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화방 피해자에게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 등 피해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지원한다.
특히 법무부는 SNS를 이용한 성 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가해행위는 한 사람의 인격과 삶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그동안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n번방 사건은) 그간 디지털 성점죄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이 빚은 참사임을 반성하면서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조씨는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해 나체사진을 받아내고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협박한 혐의 등으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