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및 현금성자산 466억원 등 유동자산 4051억 달해
해태아이스크림 주식 주당 14만원에 1백만주 전량 인수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14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빙그레의 재무상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 이 회사의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이 롯데제과를 제치고 1위로 등극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있는 M&A(인수합병)이기도 합니다.
해태제과식품은 지난해 10월 해태제과식품에서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해태아이스크림주식회사를 신설키로 결의했습니다. 올해초 법인 신설을 마무리하고 해태아이스크림을 출범시켰습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자본금 5억원으로 주식수가 100만주(액면가 500원)입니다. 출범 당시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690억2300만원, 부채총계 589억5400만원으로 자산총계가 1279억77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빙그레가 외부평가기관인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해태아이스크림의 주식가치를 평가한 결과 1224억7700만~1664억8400만원의 범위에 있는 것으로 산정됐습니다.
해태제과식품이 외부평가기관인 한울회계법인에 의뢰한 해태아이스크림의 주식가치 평가액은 1369억7600만~1456억500만원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삼일회계법인과 한울회계법인은 빙그레가 인수한 해태아이스크림의 실제 양수가액 1400억원은 중요성의 관점에서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평가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빙그레가 인수한 해태아이스크림의 주당 가치는 14만원인 셈입니다. 액면가 500원에 비해 280배의 배수로 결정됐습니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대가로 지불키로 한 1400억원은 재무적으로 다소 부담이 되겠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빙그레가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빙그레는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466억원과 단기금융자산 2401억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빙그레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4051억원에 달합니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자산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빙그레의 실적도 매년 향상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7% 증가한 878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58억원, 41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16.5%, 20.2% 급성장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5.2% 수준입니다.
◆…화면캡처=키움증권
빙그레의 주가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발표한 다음날인 4월 1일과 2일 큰 폭으로 오른 후 되돌림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빙그레 주가는 6일 전거래일보다 1800원(3.44%) 오른 5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2일에는 최고점 8만500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빙그레 주가는 연초인 1월 2일의 5만6300원에 비해서는 3.7% 하락한 상태입니다. 3월 23일의 저점 3만5050원에 비해서는 54.6% 상승한 수준입니다.
해태제과식품으로부터 물적 분할된 해태아이스크림의 2019년 매출 규모는 약 1800억원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1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태제과식품으로서는 고향만두 등 냉동식품 부문은 그대로 남고 빙과사업 부문만 빙그레에 인수되기 때문에 적자를 축소하고 현금 유입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DB금융투자 차재헌 연구원은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가 양쪽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빙그레는 시장 지배력 강화뿐 아니라 해외사업 확대, 비용절감 등 다방면으로 해태아이스크림과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빙그레가 비교적 여유 있는 유동자산을 활용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함으로써 유휴 현금 활용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