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관련 세금 과세가 실거래가 위주로 강화되면서 높은 세금부담을 피하기 위해 실거래가격보다 높거나 낮게 이중계약서를 꾸미는 경우, 어떤 불이익이 주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쏠리고 있다.
현행 세법에서 '낮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이중계약서를 작성(다운계약서)'해도 과세당국에 들키지 않는다면, 양도자는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고 취득자는 취득·등록세 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된다.
특히 거래대상이 주택이고 취득자가 1세대1주택 비과세요건만 갖춘다면 나중에 주택을 양도할 때 양도세 부담도 피할 수 있어, 세금부담측면에서는 양도자와 취득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이중계약서를 작성하고픈 마음은 둘 다 간절해진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이중계약서를 통한 부동산거래는 실거래가 과세체계의 기반을 흔드는 행위이기 때문에, 세법뿐만 아니라 부동산관련법에서 다양한 처벌조항을 마련하고 있다"며 "또 불이익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운·업계약서 작성으로 거래당사자들이 어떤 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반면 이중계약서 작성이 들통나면 어떤 불이익이 뒤따르는지를 자세히 알아봤다.
■ 왜 이중계약서에 매력을 느낄까
일반적으로 이중계약서는 1세대1주택 비과세규정을 악용해서 이뤄지며, 주로 실제거래가격을 낮춰서 신고하는 다운계약서가 많이 이용된다.
주택을 파는 사람은 양도가격을 낮추는 수법으로 양도차익을 줄여 높은 누진세율의 세금부담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취득자는 취득가액이 낮아지기 때문에 취득세와 등록세를 줄일 수 있다.
주택취득자의 경우 1세대1주택 요건만 갖추게 되면 나중에 집을 팔아도 양도소득세 부담을 피할 수 있고, 거액이 필요한 집취득에서 주택양도자의 줄어드는 양도소득세의 일정부분 만큼 싸게 주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이중계약서 작성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드는 것.
국세청 김남문 부동산정보관리기획단 부단장은 "최근엔 실거래가 과세가 강화되면서 다운계약서 뿐만 아니라 업(UP)계약서 작성추세도 늘어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1세대 1주택자에 해당하는 주택양도자는 어차피 양도소득세 부담이 없기 때문에 높은 양도가격으로 신고를 해도 세금부담은 없지만, 취득자인 경우는 당장 취득·등록세 부담은 많아지더라도 나중에 있을 양도소득세 부담은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 이중계약서 작성하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
▲거래당사자
△국세
국세청은 부동산을 팔고 이중계약서를 통해 세금을 줄인 행위자에 대해선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해 조세를 포탈한 자'로 보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3배이하 벌금을 부과토록 한 조세범처벌법을 내년부터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또 지금까지는 부동산 거래자가 신고한 거래금액의 진위여부를 떠나 기준시가에 따른 세금을 부과했지만, 실거래가 과세강화 방침에 따라 앞으로 취득자가 취득가액으로 신고한 금액은 그대로 양도시점에 취득가액으로 간주해 양도세 부담을 늘리도록 입법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도 또는 취득자 중에 ▲거래 미신고나 거짓신고를 요구한 경우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거래 미신고자·게을리 한 자·거짓 신고자에 대해선 취득세의 3배 이하의 과태료 부과의 불이익이 따른다.
이와 함께 부동산등기 관련법에 따라 이중계약서를 작성한 거래자에 대해선 형법에 따른 별도의 처벌을 받도록 거래가격 등기부 등재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김남문 부단장은 "이중계약서 작성은 정직한 납세자는 바보를 만들고 탈법자가 똑똑하다는 인식을 심어줘, 정직한 신고를 전제로 한 실거래가 과세기반을 무너뜨리게 된다"며 "국세청의 앞으로의 부동산정책은 투기여부 검증이 아닌 정직한 신고여부 검증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세
부동산거래와 관련해 부과되는 지방세는 취득자에 대한 취득세와 등록세. 현행 지방세법에서도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세를 탈세한 자에 대해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포탈세액의 3배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현행 지방세법 체제에서는 사실상 취득자가 이중계약서대로 취득·등록세 신고·납부를 했더라도 이같은 처벌조항에 따라 불이익을 주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행자부 관계자의 설명.
행자부 관계자는 "현행 지방세법에선 취득자의 신고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고, 취득자가 지방세 시가표준액에 미달해서 신고했을 때만 차액에 대한 지방세를 추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이익을 주기 위한 대전제가 되는 지방세법 규정이 납세자가 신고하는 거래가격을 정당한 가격으로 간주하도록 한 것은 이중계약서대로 신고를 해도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세를 탈세한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처벌은 불가하다는 설명.
또 사기나 강박 등 불법적인 원인에 의한 취득과는 달리 당사자간 합의대로 부동산거래가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거래가격 입증에도 한계가 있다고 행자부는 덧붙였다.
행자부 관계자는 그러나 "앞으로 지방세의 과세표준을 실거래가에 가깝게 일치시키기 위해 시가표준액 자체를 상향조정하고 있다"며 "시가표준액이 시가에 가까우면 이중계약서를 통한 낮은가액의 취득가액 신고에 대해선 차액을 추징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부터 적용예정인 부동산중개업법 개정내용에 따라 공인중개사 등이 신고한 실거래가격을 지방세과세표준으로 삼도록 입법예고돼 있는 만큼, 시가표준액이 시가에 가깝게 접근하면 그만큼 취득·등록세 탈세 가능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행자부는 내다봤다.
▲ 중개사업자에 대한 불이익
중개업자에 대한 불이익과 관련 국세청은 "과세표준의 허위신고나 조세를 납부하지 말 것을 선동·교사한 사람에 대해선 조세범처벌법에서 2년 이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며 "내년부터는 이를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개업자는 이밖에 ▲허위·이중계약서 작성 중개업자: 6월 이내 자격정지 또는 등록취소 ▲미등록 중개행위: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계약서 미서명·미날인 중개행위: 6월 이내 자격정지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