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코로나 6월 넘기면 마이너스"…3월수출은 선방

이주열 총재, 2분기 코로나 진정 가정 "올해 1% 성장 쉽지 않다"
기관, 0% 하회 예상 다수…전문가들 "전염병 6월 넘기면 마이너스"
[무역지표] 3월 수출 0.2% 감소…코로나19 충격에도 선방
[세수지표] 2월까지 국세수입 2.4조원↓…부가세 1.2조 줄어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과 장기화에 따른 내수경제 침체와 경기하강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큰 폭 하락하는 것은 확실하고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에 달할 것이라는 국내외 전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2월 전망수준을 크게 밑돌 것”이라며 “향후 성장흐름은 코로나19의 전개양상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세계와 국내 경제는 전적으로 코로나19 진행에 달려있다”며 “1%대로 가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며 0%대가 되느냐 1%대가 되느냐는 결국 코로나19 진행에 따라 대단히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 2월 말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2.1%로 소폭 하향 조정한 이후 40여일 만에 올해 0%대 성장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이다.

코로나19가 2분기 중 진정돼 올 하반기부터 국내외 경제활동이 개선된다는 전제아래 나온 발언으로 향후 전염병의 확산과 진전 상황에 따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 조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예상한 올 한국 경제 성장 예상치는 더욱 비관적이다.

블룸버그통신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해외 경제분석기관·신용평가사·투자은행(IB) 등 11개 기관이 발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0.9%로 집계됐다.

가장 비관적인 예상을 내놓은 노무라증권의 -6.7%를 제외하더라도 전망치 평균은 -0.3%다.

캐피털이코노믹스(-3.0%), 모건스탠리(-1.0%), UBS(-0.9%), 스탠다드차타드(-0.6%), 피치(-0.2%)가 올해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0.2%), 씨티(0.3%), 크레디트스위스(0.3%) 등은 0%대 성장률 전망을 내놨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대폭 낮춰 잡았다.

당초 전망치는 1.9%였으나 코로나19 여파로 4.2%포인트나 내렸다. 국내 분석기관 중에선 처음으로 나온 마이너스 성장 예측이다. 한국 경제가 올해 역성장을 한다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2년 만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결국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코로나19의 종식시기와 밀접하게 결부돼있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코로나19가 낙관적으로 2분기에 진정세를 보인다면 한은이 밝힌 데로 플러스 성장도 가능하지만 이 사태가 2분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여타 국내외 기관이 예상한데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것.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경제 전망치는 코로나19 종식시기에 따라 달리 판단할 수 밖에 없다”며 “낙관적으로 4월에 진정되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1.9%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종식시기가 늦어질 수로 성장률 전망치는 낮아질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코로나19가 5월에 종식된다면 1.5%, 6월이라면 0.9%로 내다봤다. 하반기로 넘어가면 국외 기관의 예상치대로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상반기 중에만 코로나 19가 종식이 되도 하반기에 V자 반등이 있겠지만 하반기까지 이 사태가 이어진다면 L자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반적으로 0%~0% 중반을 내다보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마이너스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1분기에 큰 폭의 마이너스가 확실하고 2분기에도 마이너스가 지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고 4분기에나 본격 회복하는 경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코스피는 전세계적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변동성이 극대화 되며 큰 폭 하락했다.

지난 3월 말 코스피 지수는 1754.64로 전월 말 1987.01 대비 232.37포인트(11.69%)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569.07로 전월 말 610.73 대비 41.66포인트(6.82%) 하락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경기하강 공포가 극대화 되며 한때 코스피는 1430선, 코스닥은 410선까지 추락하기도 했지만 3월 하순부터 낙폭을 다소 회복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여파로 3월말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1220원선을 돌파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원화의 달러 당 환율은 1224원으로 전월 말 1210.5원 대비 13.50원 올랐다.

원·엔 환율도 치솟았다. 3월 말 현재 원·엔(JPY100) 환율은 전월 말 1114.18원 대비 12.22원 오른 1126.4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원·위안 환율은 전월 말 173.08원 대비 0.94원 하락한 172.14원을 기록했다.

2월 저축,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1.43%로 전월대비 11bp 하락했다.

대출금리도 연 3.08%로 전월대비 11bp 내렸다.

기준금리는 지난달 한은이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 후 유지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과 사태의 장기화 우려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 지난달 16일 임시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전격 대폭 인하했다.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1%대 오름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하회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1.5%로 반등한 이후 3개월째 1%대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식재료 소비가 증가해 가공식품과 축산물 가격이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3.2% 올랐다. 공업제품 가격은 1.3% 상승했다. 식재료 소비 수요가 늘어나 축산물이 6.7% 올랐고 가공식품도 1.7% 상승했다. 달걀 20.3%, 돼지고기는 9.9% 올랐다.

반면 호텔숙박료는 5.2% 하락해 지난 2010년 8월(-9.4%)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콘도 이용료도 3.1%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여행시장이 얼어붙으며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03.74로 전월 대비 0.3% 내렸다.

통계청은 지난달 발표한 '2020년 2월 고용동향'에서 지난 2월 취업자는 2683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만2000명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고용률은 60.0%로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15~64세 고용률(OECD비교기준)은 20대, 40대에서 하락했으나 30대, 50대이상에서 상승해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 상승한 66.3%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20만 2천명, 9.7%), 운수및창고업(9만 9천명, 7.0%), 농림어업(8만명, 7.1%) 등에서 증가했다. 도매및소매업(-10만 6천명, -2.9%), 정보통신업(-2만 5천명, -2.9%), 협회및단체‧수리및기타개인서비스업(-2만 3천명, -1.9%) 등에서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61만 6000명 증가했지만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각각 10만 7000명, 1만3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모든 연령계층에서 하락해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줄은 4.1%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지난달 수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9억1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0.2% 감소했다. 전월 15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된지 한달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다시 반전했다.

수입은 0.3% 감소한 418억7000만 달러로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0억4000만 달러로 9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산업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월 우리 수출은 당초 급격한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에 근접(1.0억달러 차이)하며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출품목 중 컴퓨터(82.3%), 화장품(30.7%), 바이오헬스(23.7%), 무선통신기기(13.3%), 농수산식품(12.6%), 플라스틱기기(10.9%) 등이 증가했다.

선박(-31.4%), 로봇(-17.1%), 디스플레이(-12.8%), 석유화학(-9.0%), 섬유(-8.8%), 철강(-6.5%), 석유제품(-5.9%)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국(17.3%), 일본(13.9%), 중동(8.9%)에서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반면 중남미(-25.8%), 인도(-9.4%), 독립국가연합(-5.9%), 중국(-5.8%), 아세안(-1.9%)에서는 감소했다.

올들어 지난 2월까지 세수가 지난해 대비 2조4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월까지 국세수입은 46조800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49조2000억원 대비 2조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가가치세가 13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2000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법인세(2.7조원→2조원), 관세(1.4조원→1.3조원), 기타(8.8조원→7.1조원) 등도 줄었다.

반면 소득세는 19조원으로 전년대비 1.4조원 증가했다. 교통세도 2.6조원으로 0.2조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