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트릴리언트 반포'·삼성물산 '구반포 프레스티지 by 래미안' 2파전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평가되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이 기호 1번 대우건설과 기호 2번 삼성물산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반포3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입찰을 마감했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두 곳으로 지난 2월 말 현장설명회 당시 롯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사가 일괄 참석한 바 있다.
다만 대우와 삼성을 제외한 다른 건설사들은 입찰마감 시한까지 고민하다 타 사업장에 집중한다는 등의 이유로 반포3주구 수주전 참여 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의 경우 입찰마감 하루 전인 지난 9일 조합측에 입찰보증금 800억원과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첫 번째로 입찰을 마치면서 기호 1번을 따냈고 삼성물산은 마감 당일 입찰보증금·제안서 제출로 기호 2번을 부여받았다.
◆…트릴리언트 반포 이미지. 사진=대우건설
두 회사의 참여로 반포3주구 네이밍은 기호 1번 TRILLIANT(트릴리언트) 반포와 기호 2번 구반포 프레스티지 by 래미안으로 갈리게 됐다. 구체적 사업제안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네이밍 전략부터 대조를 보이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트릴리언트 반포(왼쪽),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 로고. 사진=각 사
대우건설은 입찰 전부터 반포3주구 독자 브랜드를 선보이겠다고 공개해왔다. 이름만 들어도 단지 위치를 알고 그 자체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원네임 브랜드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남동 '한남더힐',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트레마제' 등으로 대표되는 전략. 대우건설 관계자는 "반포라는 이유만으로 상징성과 희소성이 있는 지역"이라며 "트릴리언트 반포는 당사의 한남더힐을 뛰어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네이밍 전략을 채용한 대우와 대조적으로 삼성물산은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으로 자사 주거브랜드인 래미안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 입찰을 끝으로 5년간 정비사업을 수행하지 않아 다소 약해진 주택사업 경쟁력을 래미안 브랜드를 통해 극복하는 전략으로 평가한다. 반포3주구 인접지의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의 단지와 유사한 네이밍·콘셉트로 드러낸 브랜드 자신감으로도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입찰시기, 네이밍 전략 등을 통해 대우건설이 반포3주구 수주에 사활을 걸고 준비한다는 것이 드러난다"면서 "브랜드와 지역 인지도를 보면 래미안이 우세할 수 있으나 5년 만의 정비사업 복귀인 점을 감안하면 승부 예측이 어려운데 각 사가 어떤 조건으로 사업제안을 준비했는지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일원 1490가구를 재건축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공동주택 2091가구와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로 공사비 8087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조합은 공사비 등의 이유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선정을 취소했으며 내달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