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결정후 2거래일간 주가 상승폭 2.81%에 불과
"올 2분기 수요 타격으로 실적 부진 가장 심각할 것" 우려도
◆…POSCO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화면캡처=키움증권
POSCO(포스코)가 지난 10일 주가 부양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지만 주가는 겨우 '체면치레'에 불과한 상승폭에 머물러 있습니다.
POSCO 주가는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이후 2거래일간 상승폭이 2.81%(5000원)에 불과합니다. 포스코는 10일 종가 17만8000원에서 13일에는 3000원 오른 18만1000원, 14일에는 2000원 상승한 18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0일 1860.70에서 14일 1857.08로 0.19%(3.36포인트) 하락해 코스피 지수에 비해서는 다소 오른 상태여서 체면을 구기지는 않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자사주 매입이 당분간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으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자사주 매입 재료 하나로서는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14일의 포스코 주가는 연초인 23만6000원에 비해서는 22.46%(5만3000원) 하락해 있는 상태입니다.
포스코가 자사주 매입을 위해 투입할 수 있는 현금 동원력에도 어느정도 무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포스코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5149억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별도기준 재무상태로는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9781억원에 머물러 있습니다.
포스코가 1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위해서는 계열회사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끌어다써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셈입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남는 현금으로 자사가 발행한 주식 중 일부를 매입하는 제도입니다. 회사가 현금을 소진하면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될 때 치뤄야할 대가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으로 64조 3668억원으로 전년보다 0.9%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3조 8689억원으로 전년보다 30.2% 감소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1조 9826억원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습니다.
포스코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조금 늘긴 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당기순이익이 259억원으로 급감하며 가까스로 적자를 모면했습니다.
포스코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발행주식수의 2~3%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말 현재 자기주식수는 707만1194주로 전체 발행주식 8718만6835주의 8.11%에 달합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가 2007년 2월 이후 13년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재확인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POSCO는 3월 17일 최정우 회장이 1억원 상당의 주식 매입을 시작으로 3월 한 달간 임원 62명이 총 23억원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스코는 자사주 매입과 임원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가 주가 방어에 긍정적이겠지만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투자증권 정하늘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생산차질의 영향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연결기준 영업이익 5139억원, 영업이익률 3.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포스코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6.0%과 비교하면 2.6%포인트 낮은 셈입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올 2분기에는 공급 차질과 수요 타격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이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포스코는 1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과 임원들의 주식 매수를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올해 실적 부진이 악재로 부상하면서 포스코 주가 움직임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