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박수현-남영희 후보 근소한 차로 낙선...'영향 미쳤다' 지적에
"민주당 비판 받아들여야...그러나 악용 책임까지 질 수는 없다"
"예측치 밝히지 말아어야...비평가로서 옳은 것은 아니다" 고백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7일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자신의 '180석 가능' 발언에 피해를 봤다면 "미안하다"고 밝혔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 모습 (방송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박수현·남영희 등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후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유 이사장은 17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에서 "(민주당) 낙선한 후보자들이 제 발언을 미래통합당에서 이용했던 것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다툴 필요가 없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총선 전 유튜브 방송에서 한 '범진보 진영 180석 가능' 발언으로 인해 이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총선 지역구 선거에서 김영춘 후보는 경쟁 후보에 3.5%p차이, 박수현 후보는 2.2%p차이로 패배했다. 남영희 후보는 윤상현 무소속 후보에 171표차로 패했다.
선거가 막판에 이르면서 유 이사장의 낙관론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역풍을 우려했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이 같은 호언에 우려를 표하며 “섣부른 전망을 경계한다. 끝까지 겸손하게 선거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유 이사장의 발언이 없었을 경우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6일 총선 개표 결과 후 "(유 이사장의) 180석 발언 때문에 사실 조금은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이에 대해 "민주당 쪽에서 나온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미안함을 언급하면서 "저는 민주당에서 어떤 데이터도 귀띔 받은 적이 없고 개인적 견해"라며 "제가 집권세력의 대표 스피커처럼 받아들여지고, 그 말이 악용 당할 때의 책임을 제가 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16일 이어진 KBS 개표방송에 패널로 출연해서도 "한국리서치 자료를 토대로 제가 분석한 예측치였다"면서 "밝히진 않았어야 하는데, 부지불식간에 나도 모르게 언급했다"고 다소 궁색한 변명을 했다. 그러면서 "그 점에 대해선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4년 전 (당시 총선) 방송을 할 때는 거짓말도 했다. 그때는 민주당과 수시로 정보 공유가 됐을 때였다"며 "당시 새누리당이 180석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말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 고백하지만 비평가로서 옳은 것은 아니다"며 "정치 비평가가 특정 정치세력과 얽혀있을 때는 이런 것이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