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검색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썩은 부분만 들어내는 '외과수술式' 세무조사 가능할까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 2020.04.20 06:51

'통합 세무조사' 방식 행정 비효율, 기업 부담 양산
국세청 '부분 세무조사' 개선 관련 연구용역 진행
"납세자 권익보호·효율적인 세무 검증 차원"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흔히 '저인망식'으로 일컬어지는 검찰 수사에 비견된다. 

세법에서 사업과 관련된 전(全) 세목을 들여다보는 통합 세무조사 방식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서다. 특정 탈세 혐의만 보는 조사방식(부분 세무조사)도 가능하지만, 해당되는 사유가 워낙 까다롭다보니 대부분 샅샅이 뒤지는 형태의 조사방식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납세자 불만에 더해 징세행정의 비효율이라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만큼, 국세청이 세무조사 운영방식을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특정 혐의에 대해서만 살펴보는 부분 세무조사 사유를 정비한다는 것이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부분조사의 효율적인 운영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세무조사 관련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현재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하면 조사대상 사업연도에 대해 법인·부가가치세 등 모든 세목을 살펴보며 실시하는 게 원칙(국세기본법 81조, 통합 세무조사 원칙). 반대 개념으로 특정 혐의만 선정해서 살펴보는 게 부분 세무조사다.

단 조세채권 확보를 위해 특정 세목만을 긴급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거나, 거래상대방에 대한 거래내역을 확인해야 하는 등 국기법에 열거된 사유에 해당해야 한다.

국세청이 부분조사 관련 제도 개선에 착수한 가장 큰 이유는 '납세자 권익보호'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납세자가 세금을 신고한 내용 중에 잘못된 부분만 조사받게 되면 세무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 부분조사는 법에 열거된 사유 외에는 못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부분 세무조사에 해당되는 사유가 좁다는 의미다.

조세일보

국세청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세무조사를 받은 법인 수는 4795건(해당연도 중 조사가 완료된 실적). 이 수치는 통합조사를 받은 법인의 숫자로, 부분조사 건수는 검증과정 등을 이유로 국세통계에 포함되진 않는다.

통합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그간 재계에서 국세청의 통합 세무조사 방식(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세청이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와 갖은 간담회에선 '세무조사를 검찰 수사처럼 하느냐', '처음 문제 삼았던 부분만 보고 종결하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세무대리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세무조사에 비해 강도가 낮은 정기 세무조사일지라도 통합 세무조사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검찰의 저인망식 수사와 동일한 강도와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정 혐의만 살펴보면 납세자들 세무 부담을 덜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행정효율 측면(인력+시간)에서도 유리한 게 사실이다.

국세청 내부에서도 통합 세무조사에 따른 문제점으로 비효율행정을 꼽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분조사 사유가 있는데도 법에 열거되어 있지 않으니 통합 세무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국세청의 이번 연구용역은 부분조사가 허용되는 사유를 보다 넓게 해석하고, 향후 세법을 입안하는 기획재정부에 개선 방안을 제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주요기사

Copyrightⓒ 2001~2020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