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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종목분석]

HDC현대산업개발, '승자의 저주' 시작 되나?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20.04.20 07:05

인수자금 중 차입금 1조5천억원 이자도 적지 않은 부담될듯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 2500억원을 날리더라도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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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화면캡처=키움증권

HDC현대산업개발에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전조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 이겼지만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내면서 되레 위험을 자초하거나 커다란 후유증을 겪게 되는 상황입니다.

1950년대 멕시코만의 석유 시추권 입찰 시 기업들이 정확한 석유 매장량을 알 수 없어 어림짐작한 후 엄청난 금액을 써냈고 막상 채굴시 석유 매장량이 적은 데서 승자의 저주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행동 경제학의 선구자인 리처드 탈러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1992년 '승자의 저주'라는 책을 발표하면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개념이 됐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2조5000억원도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까지도 걱정해야 할 형편입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HDC현대산업개발까지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리고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입가는 2조5000억원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이 부담해야 할 몫은 약 2조원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모사채 1700억원, 유상증자 3200억원, 은행 차입금 3400억원, ABL(자산담보부대출) 3750억원 등 1조2000억원 상당은 조달 완료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나머지 8000억원을 회사채 3000억원, 은행 차입금 3300억원, 현금 1700억원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부담분 2조원 가운데 유상증자 3200억원과 현금 1700억원을 제외한 1조5000억원 상당은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해야 하는 돈으로 이자 부담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2019년 말 현재 재무상태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338억원으로 전년 말 1조3526억원에 비해 8188억원이 줄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확정짓던 지난해 12월 27일 2만9400원에서 4월 17일 1만8850원으로 35.9% 하락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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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재무 상황도 HDC현대산업개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6조9658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줄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37억원, -8179억원으로 적자폭이 급속도로 커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9083억원, 부채총계 12조5951억원으로 자산총계 13조509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채비율이 1387%에 달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17일 3950원으로 총 주식수 2억2324만주를 곱하면 시가총액이 약 8818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와 265억원 규모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엇비슷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지불키로 한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 2조5000억원은 17일의 전체 시가총액에 비교하면 2.8배가 됩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자금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되갚아야 할 돈입니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하는 한편 크레디트라인(한도대출) 8000억원, 스탠바이 보증신용장(LC) 3000억원을 제공해 총 1조6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원을 매입했는데 이자가 7%대 수준이며 2022년부터는 가산금리까지 더해져 여자가 연 10%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발행 5000억원 영구채를 출자전환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나 국민의 혈세가 또다시 부실기업에 투입돼 제때 회수되지 못하게 되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특혜 시비라는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의 상황이 최악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또한 급강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납부한 계약금 2500억원을 날리더라도 인수를 포기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SK증권 신서정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항공업황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혹은 가격 협상에 대한 시장 기대감 커지는 중”이라며 “작년 말 대비 상황 급변하며 M&A 재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를 누르는 가장 큰 악재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 협상 혹은 인수 포기 등의 발표가 나온다면 주가 상승여력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당시의 핑크빛 전망은 어느새 검은 먹구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M&A 세계에서의 승자의 저주가 HDC현대산업개발에도 먹혀 들어갈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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