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 거부반응 많은 것 잘 안다...자기들끼리 해결하면 좋은 거"
"2년후 대선이 초미의 관심사 돼야...상당수는 그에 대한 인식 없어"
총선 참패 이유, '공천 실패' '막말' 그리고 '코로나19 정부 대응" 등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비대위원장 영입과 관련 "조기 전당대회 얘기가 나오면 못한다"고 선을 그읏다. (사진=김현정 뉴스쇼 제공)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자신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통합당 움직임에 대해 "이 당이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일을 하는 과정 속에서 무슨 또 전대(전당대회) 얘기가 자꾸 나온다. 이런 얘기가 자꾸 나오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조기 전당대회 얘기가 나오면 (비대위원장)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재건을 위한 지도부 인선은 물론 당의 정체성 등 산적한 과제를 제대로 풀어 나가려면 비대위원장에게 상당 기간 전권을 맡겨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해선 "글쎄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비대위를 맡아 달라' 이런 얘기를 실질적으로 받아본 적이 없다.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하는 식의 얘기는 들었어도"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사실 가서 일을 하려면 내가 과거에 그런 경험을 안 해 봤으면 모르겠지만 과거의 경험상으로 보면 상당히 말이 많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그 당이, 내가 2012년에 박근혜 비대위에 들어갈 때부터 나 개인에 대해서 거부 반응이 너무나 많은 걸 잘 알았어요. 그때도"라며 "그때도 내거 시한을 정해 놓고 '이때까지 내가 얘기하는 것이 관철이 안 되면 나는 그만두겠다'라고 정해놓고 그걸 관철을 시키고 결국 그렇게 해서 자기가 기대하지도 않았던 19대 총선에서 과반수이상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그 다음에 자기네들 선거분석을 해서 뭐가 크게 작용했느냐를 아니까 또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날 보고 대통령선거까지 꼭 해 달라고 사정을 해서 제가 여러 가지로 말을 믿고 시작을 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도 내부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있었다는 건 내가 다 알아요"라면서 "그러나 일단 맡았으니까 내가 끝까지 관철을 해 주고 대통령 선거 끝나고 나서 그냥 헤어져버렸는데 그런 사태를 경험을 했기 때문에 사실 뭐 '이걸 해야 되느냐, 안 해야 되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 내 판단이 도저히 이거는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 안 할 수도 있는 거죠"라고 현재로서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내부에서 외부영입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내가 특별한 기술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들을 찾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며 "당내에서 자기네들끼리 이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할 능력이 있으면 그것도 좋은 일이지"라고 선을 그읏다.
그러면서 "지금 이 당의 절박한 과정은 지난번 네 번의 선거를 완전히 패하고 말았다. 그런데 앞으로 남은 것이 대통령 선거인데, 이 선거까지 당을 어떻게 수습해서 대통령 선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냐? 이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돼야 돼요"라면서도 "그런데 상당수 분들은 그것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 참패의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친 점에 대해선 '공천'이라고 꼽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제가 선거를 준비한 사람도 아니고 다 만들어놓은 이후에, 여러 생각 끝에 마지막 2주 간 통합당에 봉사를 해준 건데 가기 전부터 이미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며 "원래 선거라는 거 공천에 잡음이 많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하는 과정을 보니까 '선거가 과연 저렇게 해서 제대로 되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래서 선대위원장 얘기가 나왔을 때 상당히 주저를 했다"고 했다.
그는 또 "공천 작업 후 제가 참여하게 됐는데 선거 과정 속에서도 참 납득하지 못할 일이 많이 발생했다"며 황교안 전 대표의 'n번방' 발언과 김대호·차명진 후보 등의 막말 등을 거론한 뒤 "그런데 빨리빨리 처리하면 좋은데 질질 밀고 그러는 바람에 유권자에게 실망을 줄 수 밖에 없었다"고 거듭 황 전 대표를 질타했다.
그는 아울러 "선거 과정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아주 집중되는 과정에서 결국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 되니까 정부 역할이 높게 평가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특히 재난자금 준다는 그 자체가 영향을 줬을 거다"며 "원래 선거 때는 유권자가 화폐적 이득이 얼마나 오느냐에 따라서 투표 상황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게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내가 처음부터 관여를 안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만 다 했기 때문에 힘든 걸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선거 과정에서 '미래통합당을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말한 점에 대해선 "당명이 좀 내 머릿속으로 익숙하게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거죠"라며 "내가 그건 무의식적으로 그런 얘기가 나왔던 것 같아요"라고 군색한 변명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