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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종목분석]

키움증권, 원유 선물거래 HTS 오류로 잃은 것은?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20.04.23 07:07

HTS 오류로 수십억원 상당 손실 추정…업계 1위 명성에도 타격
CME 홈페이지에 세차례 마이너스 유가 공지에도 대처 소홀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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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이 마이너스로 폭락하면서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한때 매매가 되지 않는 먹통이 됐습니다.

키움증권의 HTS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19.46%에 이르며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말 시장점유율 15.29%에 비하면 4.1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키움증권이 HTS 오류에 대해 얼마나 손실을 입을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금전적 손실 뿐만 아니라 HTS 점유율 1위라는 명예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WTI 5월물 가격 급락을 원유 가격 헷지 목적이 아닌 투기적 거래자들이 빚어낸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WTI 5월물 가격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37.6달러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의 원유 선물 시장은 근월물을 원월물로 대체하는 롤오버를 하지 않으면 실물을 인수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투기적 목적으로 원유 선물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롤오버를 하지 않으면 5월물 원유를 현물로 받아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값싼 원유가 넘쳐나면서 각국의 원유 저장 시설에 상당한 양의 기름이 채워졌고 5월물 원유를 받아들일 용량이 부족하자 원유 선물 거래자의 투매가 쏟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CME는 투기 목적의 선물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를 예상해 세차례 홈페이지에 마이너스 유가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공지를 띄웠지만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1일 새벽 키움증권은 HTS가 마이너스 유가를 인식 못해 투자자의 매도 주문이 먹혀들지 않는 사고가 났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시스템 오류로 증권사의 반대매매도 제때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일 새벽 3시30분에 선물 만기가 돼 강제 청산하는 시점에서는 손실 폭이 훨씬 커졌고 마이너스가 찍힌 미수계좌도 속출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측은 CME가 이달 3일부터 15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자사 홈페이지에 마이너스 유가 가능성을 공지한 것을 들어 증권사의 책임론에 비중을 두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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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키움증권은 업계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부쩍 향상됐습니다.

키움증권의 2019년 영업수익(매출액)은 별도기준으로 2조628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1.9%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98억원, 2860억원으로 전년보다 50.7%, 49.9% 급증했습니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홀세일총괄본부가 1조 409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의 53.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홀세일총괄본부는 국내외 기관들의 주식 및 파생상품 거래 서비스 및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법인영업과 채권중개를 맡고 있습니다.

이어 리테일총괄본부가 8579억원으로 전체의 32.6%로 나타났습니다. 리테일총괄본부는 구내 증권 브로커리지 서비스와 온라인 펀드 서비스, 해외주식 서비스, FX마진트레이딩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의 영업수익 가운데 투자운용본부는 1917억원, IB(기업금융)사업본부는 1695억원으로 홀세일이나 리테일 부문에 비해서는 적은 규모입니다.

WTI 원유 선물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사상 최초의 일입니다. 국내 대다수 증권사나 선물회사들은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기 전에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즉각적으로 시스템을 수정하면서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키움증권은 HTS 주문창에 마이너스 가격 입력이 되지 않아 매매중단이 발생했고 일부 투자자들은 월물교체를 하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선물가격 하락으로 인해 일부 투자자는 손실액이 증거금을 넘어서면서 강제청산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키움증권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피해 고객 수나 피해액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더욱 유발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해당 선물의 거래 비중이 크지 않아 키움증권 측 부담액이 최대 수십억원 수준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키움증권 측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경우 회사측 비용 부담은 당초 예상보다는 커질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키움증권 측 예상대로 피해 보상이 이루어질 경우 이번 사고가 동사 실적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그러나 키움증권의 평판 일부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원유 선물 마이너스 입력 오류사고 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도 동사 HTS에서 일시적인 주식거래 장애가 나타났던 만큼 HTS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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