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내달 5일 이후 세무조사 운영방안 논의
TK 지역 내 신규 세무조사 착수 제한 풀릴 듯
현재 조사 중단에도…기업들 '스트레스' 여전, 왜?
코로나19 국내 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되자, 일부 지역의 세무조사 신규 착수(또는 진행 중인 세무조사)등을 잠정 중단했던 국세청이 조심스럽게 '정상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국세청 내부적으로 세무조사 건수를 감축하는 등의 형태로 경제계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세무조사가 결국 강제성이 동반된 징세행정이라는 측면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비상시국 속에 머물고 있는 납세자들의 심리적 압박감은 클 수 밖에 없다.
| '세무조사 정상화' 차근 차근 준비하는 국세청 |
◆…김현준 국세청장(왼쪽 두번째)이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지방국세청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 연합뉴스)
국세청은 지난 3월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고에 따라 해당 시점 기업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던 정기 세무조사 (비정기 세무조사 포함)를 전면 중단했다. 부과제척기간 도래 등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신규 조사착수(대구·경북 지역)도 중단했다.
이러한 조사지침이 있기 전 조사에 착수한 경우엔 원치적으로 조사를 중단했고, 납세자 희망(신청) 여부에 따라 세무조사 연기해주었다. 조사를 받기 원하는 납세자에 한해선 현장 확인을 최소화한 채 사무실(조사담당 부서) 위주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행정 운영은 당초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기간(4월19일)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기간이 연장되면서 내달 5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됐다고는 하나, 강도가 완화(밀집시설 운영중단→운영자제 등)됐다는 점을 감안해 내달 5일 이후부터 세무조사 운영 기조에 변화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최대 피해지역인 대구·경북지역에 적용된 '신규 세무조사 착수 금지' 제한을 푼다든지, 이외 지역에 대한 세무조사 운영방식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 소재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예정분)를 1년 내내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조사 기조를 어떻게 가져갈지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 세무조사 정상화가 이루어진다해도, 곧바로 이전 수준의 조사행정 집행은 쉽지 않다는 고민이 국세청 내부에 깔려 있는 모습이다.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상황인데다, 글로벌 경제상황이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야만 국내 경제활동이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이달 중 세무조사 기조를 어떤 형태로 가져갈지 여부를 확정지어 지방국세청·일선 세무서 조사조직에 지침을 시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 중단 기간 만큼 세무조사 기간 사실상 연장... 기업들은 '한숨' |
내달 5일까지 세무조사 행정이 사실상 올스톱 되어 있는 모양새이나, 기업 현장에선 국세청의 공식 입장과는 '온도차'가 큰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질적으로 중단된 기간만큼 조사기간이 연장되는 결과가 만들어진데다가, 중단 기간 동안에도 국세청 조사팀이 사무실에서 기업 현장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조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원칙적으로 세무조사 중단 기간엔 납세자에게 세무조사와 관련한 질문권이나 자료제공 요청 등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기업들 사이에선 조사에 필요한 자료요청만 끊겨 있을 뿐, 조사팀에서 조사 대상 기업 실무자 등에게 전화를 통해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질문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세무조사 중단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이 물밑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과 소속 실무자들 입장에선 눈 앞에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조사관들이 보이지만 않을 뿐, 세무조사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22일 이후 세무조사가 중단됐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중단된 기간 만큼 세무조사 기간이 늘어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며 "내달 5일 이후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완전한 정상화 이후 국세청이 중단 기간 동안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나설 수 있어 부담감이 크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