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민주당 비례대표로 영입됐다 시민당으로 이적한 케이스
양 "불법적 행위 없었다...민주당으로 돌아가 협의하겠다" 주장
시민당, 자진 사퇴 권고...당 제명으론 무소속 의원직 유지 가능
◆…더불어시민당은 28일 중앙당윤리위원회를 열어 부동산 투기와 텔세 의혹이 있는 양정숙 당선인을 제명키로 결정했다. 27일 오후 민주당-시민당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워크숍에 참석한 양 당선인 (사진=더팩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부동산투기와 탈세 의혹으로 시민당에서 제명된 양정숙 당선인 파문과 관련, "당 차원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니 당 차원의 유감과 사과표명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대국민 사과를 지시했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이같이 말했다고 전하면서 "오늘중 낼 것"이라고 말했다.
양 당선인은 총선 전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됐다가, 비례위성정당격인 더불어시민당이 창당되면서 이적한 케이스로 1차 검증 책임은 결국 민주당에 있는 셈이다.
양 당선인은 전날 시민당 윤리위의 제명 결정에도 불구하고 '불법적 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친정인 민주당으로 복당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양 당선인이 가장 크게 주목 받는 의혹은 부동산 증식 과정에서의 투기와 탈세 의혹이다.
변호사 출신인 양 당선인은 이번 선거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등 5채 부동산을 포함한 약 92억원의 재산 신고를 했다. 지난 2016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나섰다 낙선했을 때보다 43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일부 취득 과정에서 탈세를 위해 동생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민주당 검증팀 조사에서 동생이 "세금 탈루하려고 공동명의로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번복한 사실이 KBS 등 언론보도로 전해지자 논란이 커졌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양 당선인에 대해 제명 처분보다는 자진 사퇴를 권고하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은 직접 사퇴하지 않는 한 당 처분만으로는 의원직을 잃지 않는다. 양 당선인이 자진 사퇴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버티면 다음 달부터 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일단 양 당선인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윤리위 소명을 위해 당사를 찾았을 때도 "민주당으로 돌아가서 거기서 의논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민당 윤리위는 양 당선인의 허위자료 제출 의혹, 검증 기망, 세금탈루를 위한 명의신탁 의혹 등이 현행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지도부에 형사고발을 건의했다.
아울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까지 검토하고 있다. 선거법으로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 받으면 의원직이 박탈되고, 그 경우 비례순번 후순위자가 승계할 수 있다.
21대 총선 압승으로 '공룡여당'이 된 민주당으로서는 지난 23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시장직 사퇴후 위성정당 당선인이 부동산 투기와 탈세 의혹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사태가 더 커지기 전 긴급 진화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