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유로존 GDP, 전분기 대비 3.8% 감소
3월 실업률 7.4%로 상승
2분기 경기침체 심화 전망...ECB 총재 "최악의 상황 아직 오지 않아"
◆…유로존 GDP 성장률 [사진=유로스타트 홈페이지 캡처]
유럽 경제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위축세를 나타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3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2020년 1분기 유로존의 GDP가 지난해 마지막 분기와 비교했을 때 3.8%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로스타트는 "이것은 1995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급격한 침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통계청은 1분기 프랑스 GDP는 5.8%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1949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기록이다.
이탈리아의 GDP는 4.7% 감소하며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미 경제가 취약한 이탈리아에 코로나19의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DP 증가분을 모두 소멸시키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의 GDP는 5.2% 감소했고, 벨기에와 오스트리아의 GDP는 각각 3.9%와 2.5% 감소했다.
가디언은 독일은 아직 경제 성장률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4월에 37만3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독일 경제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보도했다.
유로스타트는 이날 발표에서 지난 3월 유로존의 실업률이 7.4%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7.3%보다 0.1% 증가한 수치이다. 그러나 뉴욕 타임즈는 프랑스, 독일 등에서 수백만 명이 정부 지원금을 받아 휴직을 했고, 이들은 실업자로 간주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후 항공사와 자동차회사, 제조업체들이 판매량 감소에 대한 대응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기 시작하면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욕 타임즈는 유로스타트가 최악의 수치를 발표했지만 다음 분기는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유로스타트 발표의 분석기간이 끝나갈 무렵인 3월에야 봉쇄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ING 독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르스텐 브제스키 역시 트위터를 통해 1분기 수치는 "단지 2주간의 봉쇄와 공급망 중단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유럽연합 국가들의 상당 부분이 4월 내내 봉쇄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에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유로스타트의 발표 후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30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유로존의 경제가 5%~12%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유로존은 유례없는 규모와 속도의 경기침체에 직면해 있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지표가 나오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유로존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이 -15%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들로 인해 유럽의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CNN은 컨설팅사인 맥킨지가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연합과 영국 전역에 거의 6천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맥킨지는 유럽연합과 영국 전역의 일자리 4개 중 1개꼴로 급여 삭감, 임시 휴직, 영구 해고 등 감원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맥킨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연합의 실업률이 약 6%에서 11%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으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지 않으면 몇 년 동안 계속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이 3개월 안에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지 못하고 여름 내내 이동 제한 조치를 계속해야 한다면 2021년 실업률은 11.2%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맥킨지는 코로나19 사태가 무난하게 수습되면 유럽연합의 실업률이 올해 7.6%로 정점을 친 뒤 내년 4분기까지는 예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정부와 기업이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