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협회 간부, 업주에게 세무조사 담당 공무원 주선
세무 공무원, 업주 2명에게서 뇌물 4500만원 수수
◆…유흥업 관련 협회 간부가 세무조사 대상에 오른 노래방 등 유흥업소 업주들에게 세무 공무원을 소개해 뇌물을 주고받도록 방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유흥업소 업주에게 세무 공무원을 소개해 뇌물을 주고받도록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 관련 협회 간부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박주영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세무 공무원과 유흥업주 사이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뇌물수수를 주선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뇌물수수 방조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유흥협회 회장 B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울산의 한 유흥협회 간부인 A씨는 2016년 7월 노래방 주점을 운영하는 C씨로부터 가짜양주 판매와 현금매출 신고 누락 등과 관련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이후 A씨는 C씨로부터 담당 세무 공무원인 D씨를 만나게 해 달란 부탁을 받고, C씨와 D씨가 세금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주선했다.
D씨가 세무조사 무마 조건으로 3000만원을 C씨에게 요구했지만 C씨가 "금액이 과다하다"며 난감해 하자 A씨는 "1억원이 넘는 세금을 내는 것보다 돈을 주고 해결하는 게 낫다"며 C씨를 설득했다.
그러자 C씨는 매출 누락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D씨에게 3000만원을 건넸고, A씨는 D씨로부터 100만원을 사례금 명목으로 받았다.
유흥협회 회장 B씨 또한 2017년 3월 현금매출 신고 누락 등 혐의로 세무조사 대상에 오른 유흥주점 업주에게서 부탁을 받고 D씨를 소개해 D씨가 뇌물 1500만원을 받도록 방조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세무 공무원인 D씨와 유흥업주들 사이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뇌물수수를 주선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이 같은 범행은 세무 공무원의 청렴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특히 A씨의 경우 D씨가 수수한 뇌물 액수가 3000만원으로 적지 않고, 그 중 D씨로부터 사례금 명목으로 100만원을 받는 등 정상이 좋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한편 유흥업소 업주 2명으로부터 뇌물 4500만원을 받은 D씨는 지난해 징역 2년 6개월의 형이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