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검찰, 왜곡된 관점 전제로 기소…핵심은 익성"
◆…검찰이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모펀드 의혹 키맨으로 알려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2일 열린 조씨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씨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지위를 사업상 배경으로 활용했다"며 조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권력과 검은 공생 관계로 유착해 권력자에게는 불법·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고 자신은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며 "무자본으로 인수·합병하는 등 정경 유착의 신종 형태라고 할 수 있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이어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민정수석의 배우자로서 투자할 수 없는 직접 투자 기회를 제공했고 특혜성 수익을 약속해 30억원의 거액을 투자받았다"면서 "이를 통해 자신은 민정수석의 지위를 배경으로 사업을 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단순히 주변인인 조씨가 권력의 위세를 활용해 호가호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권력의 내부자인 정 교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일부 투자자금을 조달받는 등 직접 공적 권한을 남용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또 "조씨가 정 교수와 함께 범죄 은폐를 시도함으로써 대통령의 임명권과 국회의 검증권을 침해했고 나아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구현을 왜곡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정 교수가 동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언급했다. 검찰은 "정 교수는 불법적인 고수익 혜택으로 인해 강남 건물이라는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것을 꿈꿀 수 있게 됐고, 이런 꿈은 조씨와 정 교수가 불법적 범행을 저지르는 동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2017년 7월 동생에게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을 사는 것'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바 있는데, 검찰은 이를 백지 신탁 의무를 지키지 않으려는 범죄 의도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정 교수는 조씨의 재판에 나와 "언론플레이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씨의 구형 의견 과정에서 정 교수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검찰은 조씨와 정 교수 혐의와 관련해 "성적이 꼴찌인 학생에게 시험지를 불법 유출해주는 아버지가 있으면 서울대라는 현실 가능성이 있는 꿈을 꾸는 것과 같은 구조"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 등을 거론하며 조씨의 혐의를 '행정부 최고 권력층의 부정부패'로 규정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측은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조씨 측은 검찰이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조씨를 사건의 중심에 놓고 수사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모든 사실의 핵심이 피고인이라는 왜곡된 관점과 판단이 이 사건 수사와 공소사실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 관점에 따르면 피고인이 코링크PE를 소유했고 WFM을 인수해서 소유하고 익성과 협력해 음극재 사업을 이용해 온갖 불법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변호인은 조씨의 사건 중심에는 자동차 부품회사인 '익성'과 음극재 사업이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익성 회장은 부사장과 조씨를 통해 코링크PE와 WFM을 지배하고 있다"며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조씨를 이용한 점이 적지 않고, 수사 착수 후에는 조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 급급했다"고 말했다.
익성이 코링크PE 설립에 직접적으로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조씨의 혐의를 이용해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하려 했다는 취지다. 앞서 조씨 또한 지난달 18일 "정 교수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는 익성"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조씨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 총괄 대표로 재직하며 코스닥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채를 통해 확보한 인수자금 50억원을 자기 자본으로 허위 공시하는 등 주가 부양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