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군 통신선 차단은 우려...우발적 충돌시 최소한의 안전판"
"김여정, 대남공세 전면 나선 점...김정은이 빠진 다는 것은 아냐"
"실천이 중요...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구별하는 게 중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나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이를 보이고 있다. (사진=청와대 공동사진기자단)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북한이 모든 남북 통신연락망을 차단·폐지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관련, "현재 있는 상황을 그대로 보자면 대단히 무겁게 봐야 될 상황"이라고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했다.
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단순하게 경고 차원으로만 해석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서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의 실무를 총괄했던 남북관계 핵심인사다.
윤 의원은 우선 이번 사태 발단에 대해 남북정상간 있었던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에 따른 북측의 누적된 불만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표적인 게 대북 전단지 살포인데 분명하게 4.27판문점선언에서 남과 북 정상이 합의했던 부분"이라며 "정확하게 확성기 방송과 전단지 살포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 양쪽에 남과 북의 정상들이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 북측이 보기에는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의문)2조 1항에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그거 하나 해결하지 못하냐'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걸로 보여진다"면서 "특히 북한과 같은 특수성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했을 때는 대단히 민감하게 보는 사안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북한이 대남사업의 대적사업으로 전환'의 의미에 대해서는 "4.27판문점선언, 9.19평양정상회담을 통해서 많은 합의사항들이 있어왔는데, 그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 것에 대한 누적된 결과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그는 이어 "김여정 1부부장의 담화가 있었고 곧 이어서 통전부 대변인 성명, 그리고 오늘 아침에 나온 것처럼 대남통신선 끊겠다라는 게 단계적으로 나왔다"면서 "남북관계는 주체에 있어서도 남과 북 이외에 미국이라든지 다양한 변수들이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라는 변수도 있고, 이런 변수들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해서 호전될 수도 있고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특히 "제가 4.27판문점 정상회담 실무를 총괄하면서 북측과 협의할 때 대단히 중요하게 접근했던 부분이 바로 군통신선 부분"이라며 최소한 안전판 기능을 하는 군 통신선도 끊기로 한 것은 크게 우려해야 할 점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서 국경지대에서 우발적 충돌이 안 일어나야 되겠지만 일어난다고 가정하면 서로 통신선을 갖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잘못된 일이 없어야 되겠지만 벌어진다고 했을 때 이게 뭐냐라고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거다. 그런 최소한 안전판 기능을 잘랐다는 부분들은 대단히 아프다"고 탄식했다.
◆…김종배의 시선집중 홈페이지(캡처)
윤 의원은 일각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등장이 협상의 청신호라는 의견에 대해선 "이면에 감춰진 해석들을 할 순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일축하면서도 김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의 전면에 나선 것은 그 자체로만 봤을 때 긍정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김여정의 북한내 위치와 관련해서도 "직책상으로 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하지만 북한이란 사회 특수성상으로 김 1부부장에 대한 위치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며 지난 2018년 김1부부장을 비롯한 북측 지도부들의 청와대 예방 때 북측 주요 간부들이 김 1부부장에 대해서 깍듯하게 예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또한 김 부부장의 역할에 대해선 "문 대통령과 직접 만났던 김정은 위원장은 대남공세에서 빠지고 김 1부부장이 나서는 것 아니냐 라고 하는데 이건 근거가 없는 것 같다"면서 "핵심은 대남사업 총괄을 김 1부부장 한다는 것인데 기존 대남사업은 통전부나 조평통 담당"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 사회의 특수성상 어쨌든 간에 절대 권력이 존재하는 곳"이라며 "김 1부부장이 갖는 대남관이라는 것보다도 우선 노동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갖는 생각이 더 우선할 걸로 보여진다"고 언급한 뒤 "판문점·평양 정상선언을 통해서 상당히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들이 후속조치에서나 합의이행 속도가 더딘 부분에 대해 (김 위원장이)대단히 불만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가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전망했다.
윤 의원은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방안과 관련해선 "정상간 합의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실천이 더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면서 "남북관계가 질적 전환, 그리고 업그레이드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생각해야 될 기준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근본적으로 남북관계에 있어선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가 있다"며 "기본합의서만 제대로 되더라도 남북관계 안 풀릴 일이 없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실천이 우선 중요하다는 거고 예컨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북미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시작은 코로나19로 해야 된다. UN제재를 피할 수 있다. 그리고 남북이 공히 수요가 있다"면서 "큰 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부분이 하나의 축이고, 두 번째는 두 번의 회담 성과에서 내놓은 남북간 합의된 사항인 철도 연결이라든지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