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자유게시판 → 회장과의 1:1 게시판 운영
회원 소통 공간 폐지에 회원들 발끈 "문 닫고 방고치는 격"
한국세무사회 "회원들과 가감 없는 소통 이뤄나갈 것"
◆…자료 :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
한국세무사회(회장 원경희)는 회원 소통 공간이었던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을 폐지하고 회장이 직접 의견을 듣고 답변하는 1:1 게시판을 신설 운영한다고 밝혔다.
11일 한국세무사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상임이사회를 개최하고 현재 운영 중인 홈페이지 회원자유게시판을 폐지하는 한편, 다음달 1일부터 '회장과의 대화방'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본래의 게시판 운영취지와는 맞지 않는 게시물이 반복적으로 게시되면서 회원 사이에 소통과 화합보다 갈등이 조장됐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해당 페이지에서는 회원들의 소소한 고민 상담뿐만 아니라 집행부에 대한 건의사항 및 지적사항에 대해 회원 간의 자유로운 소통과 토론이 이루어져왔다.
일부 회원들은 특정 사안을 놓고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가감 없이 글을 올리고 나서면서 논쟁을 빚기도 했는데 모 회원의 경우 현행 집행부를 비판하는 등 자극적인 게시 글을 자주 올리면서 글 작성에 제한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한국세무사회 집행부가 세무사들의 최대 관심사인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를 20대 국회에서 이루어내지 못하자 이를 놓고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1년간 2회 이상 자유게시판에 글을 게시한 회원은 전체 1만3000여 회원 중 29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회원들이 게시판을 사유화하면서 여론을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여러 자격사 단체 홈페이지에서 자유게시판을 운영 중인 곳은 대한변호사협회와 경영지도사회 뿐이며, 이들 단체의 게시판 이용 빈도도 극히 낮은 상태라고 한국세무사회 측은 설명했다.
| 소통 공간인데… "회원 두려워 자충수 둔 격"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한국세무사회관.
한국세무사회는 앞서 지난 2015년에도 홈페이지 게시판에 회원 간 상호비방, 명예훼손성 글들이 무분별하게 게시되는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회원게시판을 폐지한 바 있다. 이후 이창규 전 한국세무사회장의 공약(회원 자유게시판 부활) 이행을 통해 게시판 운영이 재개된 뒤 지난 10일을 끝으로 종료됐다.
김관균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회원 상호간의 정보교류와 의견교환을 위해 운영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최근 일방적인 자기주장과 대립과 갈등을 야기 시키는 게시글로 인해 게시판 운영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29명의 회원이 전체회원의 뜻을 대변하지도 않으면서 게시판을 이용해 마치 전체 의견인양 선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러한 폐단을 개선하고 올바른 홈페이지 게시판을 운영하기 위해 이 같이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세무사회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일부 회원 사이에선 세무사법 개정을 위해 힘 모아야 할 시기에 집행부가 소통의 끈을 차단하고 있다는 등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한 세무사는 "어느 조직이던 소통을 통해 회원들의 공감을 얻어야만 힘을 얻을 수 있는데 집행부의 잘못된 방향을 지적하는 비판마저도 수용하지 못하고 자유게시판을 일방적으로 폐지한 결정은 너무나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종로 지역의 한 세무사는 "유신독재시대에서나 있을법한 일을 집행부에서 꾸민 것"이라며 "회장과의 대화방이라는 명목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시급하게 게시판을 폐지한 것은 회원들이 두려워 자충수를 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세무사회는 회장이 직접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해 상호간의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며 게시판을 변경 운영해도 회원들과 가감 없이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게시판 시스템 개발이 최소 3∼4주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다음달 1일부터 회장과의 대화방을 신설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