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NSC 열고 대책 논의···민주당은 무대응, 침묵 지켜
정의당 "김여정의 비판·비난 수위 너무 높고 위협적"
통합당 "김정은 남매, 안타깝게도 파트너 잘못 만났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3일 남측을 향해 군사대응을 시사한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정의당과 미래통합당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개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했다.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을 방문, 공동성명문에 서명한 두 정상 (사진=청와대 공동사진기자단)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3일 남측을 향해 군사대응을 시사한 것과 관련, 정의당과 미래통합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청와대는 심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했다.
정의당은 14일 김종철 대변인 논평을 통해 "풀리지 않는 한반도 문제와 탈북자들의 비난으로 인해 북한 당국의 감정이나 판단이 격화될 수는 있으나 그 비판이나 비난의 수위가 너무 높고 위협적"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2019년 2월)하노이 선언이 무산된 이후, 북미관계와 남북 관계에 별 진전이 없었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과감한 조치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나 북한이 이렇게 위협적인 입장을 매일 내놓는다고 해서 해법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군사대응)에까지 들어간다면 상황은 더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그런 점에서 북한 당국이 좀 더 이성을 가지고 차분해지기 바라며, 더 이상의 위협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단 살포를 금지한다고 김정은 남매가 고맙다고 하겠나?"라며 "정부의 부산스러운 대응은 김정은이 원하는 '죄값 치르기'가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교수는 지난 3년간 '금강산·개성공단은 미국 허락 없이 우리 단독으로 풀어줄 수 있다'고 공언했다. 김정은은 그 기대감에 싱가포르·하노이로 분주히 돌아다녔다"면서 "김정은은 문재인 정부가 독자적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풀어낼 힘이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김정은 총비서(위원장)와 김여정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너희들이 약속했던 것, 하나라도 지켜라'고 고함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대북 인도지원을 재개하든, 남북경협을 풀든,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미국의 확고한 신뢰와 지지 없이 남북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이수혁)주미 한국대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동아시아 방어선 강화를 위해 맺어준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반미 제스처로 남북관계 돌파에 무슨 실익이 있겠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남은 2년, 남북관계는 소란스럽기만 할 뿐, 성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며 "김정은 남매는 파트너를 잘못 만났다. 안타깝게도”라고 꼬집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새벽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으로 밝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전날 밤 대남 군사대응을 예고하는 담화 발표 직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긴급 대책에 나선 셈이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정의용 실장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김연철 통일부·정경두 국방부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박한기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