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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태생 미국인 부부의 재산상속, 어디법에 따를까

조세일보 / 염재중 기자 | 2020.06.15 10:12

혼인 기간 중 취득한 재산은 부부공유재산, 특유재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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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 로고 : 정의의 여신상

한국 태생이지만 미국에서 혼인해 거주하면서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남편 사망 시 남편은 미국 영주권자였고, 아내와 자녀들은 모두 미국 시민권자였다면 재산상속은 미국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 부장판사)는 최근 A씨와 자녀들(B, C, D)이 제기한 상속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부부재산제와 관련해 망인(E씨)과 원고 A씨 사이의 준거법이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이며, 따라서 상속재산은 부부공동재산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해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사망한 E씨와 원고 A씨는 1969년 10월 혼인해 그 무렵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거주하면서 자녀로 원고 B, C, D를 두었다.

망인(E씨)은 2017년 1월 A씨와 거주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거주지에서 사망했는데, 사망 당시 망인은 미국 영주권자였고 원고들(A, B, C, D)은 모두 미국 시민권자였다.

A씨는 국내에 망인 명의로 돼 있는 재산들 중 일부가 망인의 사망에 따른 상속재산에 해당함을 전제로, 망인의 상속인들을 대표해 2017년 9월 상속세 과세가액을 13억 원으로 하여 그에 따라 산출된 상속세 2억6400만 원을 신고하면서 그 중 6400만 원을 납부하고, 나머지 약 2억 원 가량에 대해서는 연부연납을 신청했다.

국세청은 2018년 5월 1일부터 2018년 9월 8일까지 망인에 대한 상속세 세무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해당 과세가액을 조정한 후 상속세 과세가액을 17억 원으로 하여 원고들에게 상속세 4억5000만 원을 부과·고지했다.

국세청의 과세에 불복한 원고들은 "미국 시민권자인 A와 미국 영주권자인 E는 혼인 이후 계속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거주해 왔으므로 둘 사이의 재산관계(부부재산관계)에 대해서는 국제사법에 따라 미국(캘리포니아주)의 법률이 적용돼야 하는데, 캘리포니아주법은 부부가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은 공동재산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쟁점 재산들 중 적어도 1/2 지분 만큼은 애초에 원고 A씨 소유에 불과할 뿐이어서 망인의 특유재산에 해당할 여지가 없어 상속재산이 될 수 없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국세청의 과세 처분이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맞섰다.

한편, 망인은 2016년 8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른 방식으로 유언장을 작성했고, 원고들은 2017년 6월경 쟁점 부동산에 대해 모두 2017년 1월 7일자 유증을 원인으로 원고 A씨에 대해서는 1/2 지분, 나머지 원고들(B, C D)에 대해서는 각 1/6 지분씩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행정법원 재판부는 "기본적으로 이 사건 처분은 민법 제830조에 따라 국내에 망인 명의로 돼 있던 쟁점 재산들 일체가 망인의 특유재산에 해당하고 이를 원고들이 전부 상속받았음을 전제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는 결국 부부재산제와 관련해 망인과 원고 A 사이의 준거법이 대한민국 민법인지, 아니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우리 상증세법에 따라 "쟁점 재산들이 비거주자인 망인의 특유재산으로서 전부 상속재산에 해당한다면 상증세법에 따라 상속인인 원고들은 이에 대한 상속세 납세의무를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A씨와 망인은 혼인 이후 계속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각 미국 시민권자 및 미국 영주권자에 해당한다"며 "기본적으로 망인과 원고 A씨 사이의 재산 귀속과 관련해서는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민법 규정이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의 규정이 우선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근거법인 미국 캘리포니아 가족법 등에 따르면 "망인과 원고 A씨가 혼인 기간 중에 취득한 쟁점 재산들은 망인과 원고 A씨의 공유에 속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국 "국세청이 쟁점 부동산들을 모두 망인의 특유재산에 해당한다고 전제하고 한 과세처분이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쟁점 재산들 중 1/2 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망인의 특유재산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만 일부 취소될 필요가 있으나, 정당한 세액을 계산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한다"고 덧붙였다. [참고 판례 : 2019구합7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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