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과밀한 정부기관과 기업...전염병과 재해에 취약
코로나19 위기로, 수도기능 분산 논의 활발
일본 기업계도 도쿄 기능을 분산하자고 주장
계속 늘어나는 인구와 기업 때문에 과밀화 심화 중
◆…도쿄 지요다구 (사진 연합뉴스)
서울처럼 수도에 많은 정부 기관과 대기업 본사가 있는 도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자, 이번 기회에 도쿄에 있는 정부 기관과 기업들을 세종시 같은 지원(백업) 도시에 분산하자는 논의가 불붙기 시작했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의 의회, 정부 부처, 기업과 연구 기관이 수도 도쿄에 집중되어 있다고 말하며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도쿄에 닥쳤을 경우, 이런 기관들이 미리 분산되어 있다면 국가 기능이 멈추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후루야 케이지 중의원은 지난 17일 같은 당 소속 의원들과 논의를 시작했으며 올해 말까지 자세한 제안서를 작성한다. 이들은 핵심 정부 기구는 도쿄에 둔 채 특정 정부 기능을 지원도시에 옮길 생각이다.
예를 들어 의회는 도쿄에 있지만, 국회의사당을 쓸 수 없을 때 지원도시에 있는 의회시설에서 회의를 진행한다. 기업의 경우, 본사는 도쿄에 있더라도 지원도시에 특정 부서나 자회사를 옮길 수 있다.
신문은 이런 분산 논의가 과거에도 있었으나 지금까지 시선을 끌지 못했을 뿐이라고 전하며 코로나19 사태가 수도 집중화의 위험성을 주목받게 했다고 밝혔다.
일본 내각관방(청와대 비서실과 국무총리실을 합친 것과 비슷)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 23구에 사는 응답자 55.5%가 원격근무를 경험한 적 있으며(전국 34.6%) 20대 가운데 35.4%가 도쿄에서 벗어나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지난 23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대신은 “도쿄에 극도로 집중된 사람들과 기능을 분산할 큰 기회”라고 밝혔다.
신문은 일본 기업인들도 이런 변화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는 지난 3월 말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부 정부 기관을 도쿄 외곽으로 이전하자고 제안했으며 일본기업경영자협회는 지난 16일 수도의 기능을 분산하자고 조언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쿄는 지난 5월 1일 처음으로 인구가 1,400만 명을 넘었으며 다른 일본 지역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와 의료체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또한 지난 2019년 도쿄로 본사를 옮기는 기업이 312개로 9년 연속 증가하는 등 수도 도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