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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세제 개편 어떻게]

세금폭탄 논란에 희미해진 종부세…정점으로 가나?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 2020.07.04 22:14

한국 보유세 비율 0.87%…OECD 평균보다 낮아
보유세 약하다보니 부동산 쏠림 계속 커지고
해외에선 집값 상승때 '중과세'…조세 적극 활용
정부, 작년 12·16대책 다시 꺼낸다…+α도 '고심'
'강화 vs 완화' 험로 예상되는 종부세법 개정

무려 22차례(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4번이라고 언급)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정도로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을 잡으려는 의지는 강하다. 부동산 투기를 통해 막대한 불로소득을 얻는 사회적 병폐를 치유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금융·세제·규제 등을 총망라한 정부의 정책 방향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얻고 있다. 

다만 대책의 강도에 있어서는 잡음이 많다. 특히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건드린 부분을 들 수 있는데, 보유세 부담이 최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오르면서 소위 '나쁜 세금'으로 못 박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비싼 부동산(아파트 등)을 보유한 사람이 능력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는 게 정당하다. 다른 세목도 소득에 비례해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이 결정된다. 그런데 고가 아파트에 대한 소유 욕구를 잠재우기엔 한국의 보유세 부담은 아직도 낮다. '세금폭탄'이란 프레임에 가둬놓으면 '조세부담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안정을 도모한다'는 종합부동산세법의 정신(제1조 법문)은 계속 훼손될 수밖에 없다.

종부세는 어떻게 바뀌어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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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노무현 정부가 도입(2005년)한 종합부동산세는 도입 과정에서 극심한 논란을 있었다. 하지만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9억원 이상으로 과표를 높게 세율은 3단계 구간(1.0~3.0%)로 적용한데 따라 대상자가 많지 않으면서 시행 초기 땐 조세저항이 덜했다.

2006년 땐 부동산 가액을 평가하는 잣대가 바뀌면서 강도가 더 세졌다. 인별 합산에서 가구별 합산으로 바꾸고 과표도 공시가 6억원 이하로 낮췄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엔 과세 대상이 1세대1주택자는 9억원(공시가) 초과로 완화되고 세율도 0.5~2.0%까지 대폭 내려갔다.

그렇게 '종이호랑이' 전락했던 종부세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응능부담'이란 조세원칙에 맞게끔 대대적인 손질이 가해졌다. 2018년 '9·13 대책'에서 제시한 종부세 최고세율은 노무현 정부 때(3.0%)보다 더 높은 3.2%였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 한도는 1.5배에서 4배까지 올렸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부동산 과다 보유를 억제하겠다는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막대한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고, 가격급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12·16대책'을 발표하며 종부세 최고세율을 4%로 매기는 등 종부세 부담을 더 짊어지도록 설계했지만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종부세폭탄' 프레임에 갇히면서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고 주저 않았다.  

우리나라 보유세 수준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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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세법개정(공정시장가액비율 85→90%) 등에 따라 올해 주택분 보유세수는 약 6조59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국회예산정책처 분석). 종부세(1조4300억원)·재산세(5조1600억원) 부담은 각각 전년보다 4700억원, 2900억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한 12·16 대책의 후속 입법이 완료된다면 세금 압박은 더 세진다. 당시 정부 추산, 공시가로 20억원가량인 주택 3채(또는 조정지역 2주택)를 갖고 있다면 종부세액은 1036만원에서 1378만원으로 뛴다. 재산세(417만원)까지 더하면 보유세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개인 상위 1%의 주택 보유량은 2007년 평균 3.2채에서 2017년 6.7채로 2배 이상 늘었다.

집값도 껑충 뛰고 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분석한 자료에선 문재인 정부 3년간(2017년 5월~2020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권 매매가격이 6억600만원에서 9억2000만원으로 52% 상승했다. 국토교통부에선 한국감정원 주택가격조사를 기준으로 14.2%가 뛰었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집값이 급등한 사실은 변함없다.

부동산 가격급등에 소유편중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의 보유세 부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약하다. 실제 OECD에 따르면, 2018년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보유세 비율은 0.87%로, 전년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OECD 33개국 평균(1.06%)과 비교하면 0.1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투기 잡는데 '더 센 보유세' 매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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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가 재차 꺼낼 부동산 정책으로는 '과세 강화'가 우선 꼽힌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에서 각국이 주택값 인상 때 활용했던 조세정책 관련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관계부처 장·차관도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더 센 보유세의 군불을 지펴왔다.

현재 분위기로는 작년 국회에서 입법화에 실패했던 12·16 대책 수준으로 과세 수위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세법을 입안하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12·16 대책을 기본으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대책엔 종부세 전(全) 과표 구간의 세율을 0.1~0.3%로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94억원 초과 구간은 3.0%(현 2.7%)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해선 최고세율을 4.0%(현 3.2%)로 적용하는 '중과세'를 매기도록 했다.

이번 부동산세제 개편 땐 실거주자·서민 주택에 대한 세부담을 낮추는 대신 다주택자·단기 보유 거래에 대해 무거운 세금을 매기고 있는 각국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12·16 대책 때보다 과세수위가 더 세질 수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긴 부동산세제는 12·16 대책이 기본이 베이스가 되고, 플러스알파까지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영국은 1주택자보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이 더 높고 주택의 자산 가치에 따라 부과되는 '카운슬세'가 있다. 싱가포르의 취득세는 실수요자에겐 낮은 세율(1~4%)을 적용하고, 다주택(최대 15%)·외국인(20%)·법인(최대 30%)은 추가 취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결국은 '색깔 논쟁'…국회통과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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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 개편과 관련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정부정책과 정면배치 되는 입법안을 쏟아내면서,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사진 연합뉴스)

적정 수준의 보유세 현실화까진 국회라는 큰 산이 남아 있다. 최근 분위기로는 법안 처리가 순조롭지는 않을 것 같다.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정부의 세제정책을 반대하며 되려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는 입법안을 대거 발의하고 있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강남갑)이 발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6억원(1주택자 9억원) 공제한도인를 9억원(12억원)으로 올리는 게 골자다. 같은 당 유경준 의원(강남병) 안은 종부세 부과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공정가액 비율은 70%로 제한 ▲종부세 부담 상한선 150% 일원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은 아예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박성중 의원, 서초을)도 있다.

과거 강남권의원(2008년 당시 한나라당)들도 앞 다퉈 종부세 완화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집이 한 채라면 가격에 상관없이 종부세 대상에서 빼자는 주장도 닮았다.

부동산 과표 정상화 하려면 '공시제도 손질 '

조세 전문가들은 일단 보유세율 인상과 과표 현실화라는 큰 방향에 대해선 조세정의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한다. 외국 사례를 살펴도 현재 국내 보유세율은 높은 수준이 아니며, 보유세 산정 과표가 되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가격대별 68~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낮은 과표현실화율과 높지 않은 세율 탓에 세부담이 그리 높지 않다는 얘기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부동산공시가격 산정기준 관련 정책과제'이란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유형·가격대별로 시세반영률이 다르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동일한 소득은 원칙적으로 동일하게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원칙에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에선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부동산 유형·가격대별 시세반영률을 다르게 설정하지 않는다.

각국의 부동산세제를 살펴본 국토연구원도 "실수요자의 주택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실수요자의 부담은 완화하고 투기, 편법·불법 거래 등에 대한 세부담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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