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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따라 역사 따라]

허생전에서 보는 부동산세제 - 거래세 낮춰야

조세일보 / | 2020.07.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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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 박지원(朴趾源)이 지은 한문 단편소설. (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연암 박지원은 조선시대 말 자신의 북촌 사랑방에서 젊은이들을 모아 가르쳐서 개화파가 나타나게 한 선각자 박규수의 손자인데 사신으로 청나라를 다녀온 뒤 “열하일기”란 기행문을 남겼던 사람이다.

그는 또한 열하일기 속에 “허생전”이란 소설을 남겨서 양반사회를 비판하고 상공업의 중요성을 가상의 인물 허생이란 사람을 통해 알리고 조선개혁을 꿈꾸었다.

허생전의 줄거리는 십 년 동안 공부만 하고 있던 무능한 허생이란 사람이 생계를 책임져온 아내의 잔소리를 듣고 한양최고의 변부자에게 돈을 1만냥 빌려서 경기도 안성에 간 후 과일 독점으로 큰돈을 벌었다.

이후 허생은 전국의 말총을 독점해 가격을 올린 후 말총이 귀해져서 선비들이 귀해진 말총 때문에 상투머리에 쓰는 망건을 구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 말총 값이 폭등하자 독점해온 말총을 시장에 내놓아 큰돈을 벌게 된다. 그 이후 사회개혁과 국가 전략을 허생이 제안을 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치며 이를 실현하지 못한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난다.

요즘 부동산 관련 세제 개혁안과 관련해 허생전을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일 것 같다. 허생전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는 지극히 간단한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다. 재화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이거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서 그렇다.

허생전에서는 허생이 과일과 말총을 독점해서 이 두 상품의 공급이 차단되어 가격이 올랐다.

오늘날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것은 수요가 많아서가 아니라 공급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부동산 가격 급등은 너무나 명확한 결론이다. 허생전은 상품 가격 결정이 수요와 공급의 교차점에서 결정된다는 경제학의 너무나 당연하고 초보적인 원리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부동산가격도 마찬가지다.

요즘 신혼부부나 젊은이들이 급등하는 집값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고 절망 속에 빠졌는데 허생전은 오늘날 부동산세제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여 준다. 그것은 부동산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녹지대를 없애가면서 아파트를 짓거나 높은 건축비를 보상받기 위해 주거환경을 희생하면서 촘촘한 고가의 아파트를 지을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신축아파트는 아무리 빨라도 신축에 3년이 걸리기 때문에 미래 시장의 전망과 관련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즉각적인 부동산가격정책으로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출산율 저하로 주택에 대한 미래 수요가 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이유는 장기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감면 때문에 부동산 공급이 줄어버렸고 높은 양도세 때문에 아파트를 팔지도 못하게 만들어 부동산 공급이 완전히 차단됐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들에게 보유세를 높게 과세하기 보다는 부동산 양도세를 대폭 낮춰서 기존 주택 양도를 활성화해 공급을 늘리면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고 급등한 집값은 간단히 잡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급격한 양도세 인하는 사장에 큰 충격을 주고 부동산 대출을 부실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단계적으로 시장의 반응을 봐가면서 주택금융의 부실화를 방지하고 시장이 집값 하락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양도세를 인하하는 것이 쉽고도 간단한 해법이다.

대영제국을 열었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재정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높은 과세안을 신하들이 건의하자 "나는 세금을 높게 과세해 정부금고에 돈을 쌓아두기 보다는 국민들의 주머니가 풍족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하고 낮은 과세정책으로 재정을 튼튼히한 뒤 대영제국을 만든 사례가 있었다.

그 후 영국에서는 세금징수의 편의성 때문에 수출세를 높게 과세했는데 월폴 수상시대 때(1721-1724) 수출관세를 대폭 낮추고 수출세 과세대상 품목 수를 대폭 줄이자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영국산업을 일으켰고 대영제국의 번영이 계속 되었던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세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양도세율을 대폭 낮추면 거래 활성화로 집값도 쉽게 잡히고 양도세 세수총액도 오히려 늘 것이다. 허생전은 이렇게 쉽고 간단한 부동산 세제의 해결책과 출구전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인덕회계법인
문점식 부대표

[약력] 현)인덕회계법인 부대표, 공인회계사
전)아시아태평양회계사회 이사, 전)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전)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저서]“역사 속 세금이야기”
[이메일] jsmoon@induka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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