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회장 등 6명이 증여…7살도 6억원대 주식 받아
경실련 "증여세 적게 내려는 꼼수"
◆…[LS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LS그룹 등 총수 일가가 최근 가족과 친인척 등에게 330억원대의 주식을 대거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급락한 시점에 증여가 이뤄져 증여세를 크게 줄인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근희 씨 등은 지난 5월 이후 자녀와 친인척 등에게 LS 주식 총 95만9천주를 증여했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독립해 현재 2세가 경영을 하고 있다.
증여는 지난 5월 11일과 12일 일괄 이뤄졌다. 5월 12일 LS 주가(3만4천900원) 기준으로는 총 335억원대,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473만1천413주의 20.3%에 해당한다.
구자열 회장은 두 딸에게 10만주씩, 구자홍 회장은 두 명의 조카에게 6만주씩 증여했다. 구자엽 회장은 아들과 친인척 등에게 12만7천주를, 구자은 회장은 두 자녀에게 10만주씩을, 구자균 회장은 두 자녀에게 5만주씩을 각각 넘겨줬다.
구자열 회장의 누나인 구근희 씨도 딸 등에게 14만2천주를 나눠줬다. 구근희 씨는 이틀 전인 지난 16일 자녀에게 추가로 7만주를 증여했다.
GS그룹도 지난 4월 28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아들에게 19만2천주를, 5월 12일에는 허 부회장 누나인 허연호씨가 아들에게 8만28주를 증여했다.
재벌가에서 이처럼 같은 시기에 대규모 증여는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 4월과 5월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주가가 크게 내렸다.
LS 주가는 5월 11일에는 3만5천900원, 12일에는 3만4천90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4만7천800원) 25%가량 하락했다.
GS 주가도 5만원을 웃돌던 작년 말보다 20% 이상 내렸다.
상장 주식에 대한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가격의 평균이 기준이 되는데, 코로나19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들 일가로서는 증여세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17일 기준 LS 주가는 3만8천250원, GS는 3만6천원이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본부 국장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주가가 떨어질 때 증여를 하는 것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LS의 경우 증여 대상에 2013년생인 7살 이모 양도 포함됐다. 이양이 받은 주식은 1만8천주, 5월 11일 종가(3만5천900원) 기준 6억4천600만원에 달한다.
이양은 이에 따라 올해부터 배당도 받을 수 있게 됐다. LS의 지난해 배당(주당 1천450원) 기준으로 이양은 올해 2천600만원을 배당받을 수 있게 됐다.
권 국장은 "의사결정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미성년자에게까지 증여한다는 것은 '부의 대물림'이란 면에서 분명히 지적을 받을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S그룹 측은 "오너 일가에서 일어나는 증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며 "증여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을 뿐, 단순히 주가가 떨어졌다고 증여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표> LS와 GS 총수일가의 최근 주식 증여 내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