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재산 증식'이라는 타이틀로 지난 2016년 세상에 나온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이하 ISA)의 각종 세제지원 요건이 완화된다. 빡박한 요건들로 인해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신청을 누락해 근로·자녀장려금을 받지 못하는 취약 계층을 위해 복지 공무원의 직권 신청이 가능해지고, 장려금 중 압류가 금지되는 기준금액은 연 150만원에서 185만원으로 상향된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 ISA 가입, 19세 이상 거주자면 누구든 가능 |
ISA제도는 하나의 계좌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넣고 일정기간 동안 보유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증 주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지난 2016년 제도가 도입됐으며 2017년 서민·농어민의 비과세 한도 확대 및 중도 인출 허용, 2018년 경력 단절자 가입 허용 등 해마다 적용 폭이 넓어져 왔다.
ISA에서 발생하는 손익은 통산되고 만기 인출시 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 분리과세 된다. 특히 농어민과 서민형(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은 소득의 4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208만명이 가입하고 있으며 가입금액은 6조3000만원에 달한다.
정부는 ISA의 실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각종 요건을 이번 개정을 통해 완화하기로 했다.
우선 가입대상이 현행 근로소득자·사업소득자, 농·어민에서 19세 이상 거주자로 확대된다. 단 근로소득이 있는 자는 15세 이상의 거주자여야 한다.
계약기간 요건은 5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줄어들고 계약기간 연장, 계약해지·만료 후 재가입도 허용된다. 자산 운용 범위는 예·적금, 집합투자증권에서 상장주식이 추가되고 전년도 미납분에 대한 이월납입이 허용된다. 아울러 세제지원 적용기한(2021년 12월31일까지 가입분)이 폐지되고 항구적 조세특례 제도로 운영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존 가입자가 계약기간을 연장하고자 하는 경우 개정된 가입자격을 충족하면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모든 기존 가입자에게 3년으로 단축된 의무계약 기간이 적용되며, 기존 가입자 중 계약기간이 3년이 지난 자는 계좌 해지 시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또 모든 기존 가입자는 운용재산에 국내 상장주식을 추가할 수 있고, 납입한도를 이월해 최대 1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아울러 2023년부터 금융투자소득이 도입되며 이자소득, 배당소득, 금융투자소득 모두 손익통산이 가능해 진다.
| 근로·자녀장려금, 과세관청이 직접 찾아 준다 |
정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과세관청의 근로·자녀장려금 직권신청 근거를 마련했다.
전자신청이나 세무서 방문이 어려운 고령층은 신청 누락으로 인해 장려금을 못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과세관청이 장려금을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 단, 직권신청 여부는 장려금 대상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이행된다.
아울러 내년부터 홑벌이 가구 범위에 중증장애인 자녀 뿐 아니라 중증장애인의 직계존속도 포함된다. 중증장애인 직계존속 부양가구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반기 근로장려금 지급기한은 5일 앞당겨 진다. 현행 지급기한은 결정일(상반기 소득분 : 12월 15일, 하반기 소득분 : 6월 15일)로부터 20일 이내인데, 15일 이내로 단축되는 것. 개정이 되면 상반기 소득분은 12월 30일, 하반기 소득분은 6월 30일까지 지급된다.
저소득 근로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위해 국세 체납액 충당 후 환급하는 근로·자녀장려금 중 압류가 금지되는 기준금액은 각각 연 150만원 이하에서 연 185만원으로 상향된다. 현재 환급하는 근로·자녀장려금의 30%를 한도록 국세 체납액에 충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근로장려금 수급액이 300만원인데 국세 체납액이 250만원이 경우가 있다고 치자. 현행법에선 국세 체납액 90만원(30%) 충당 후 나머지 210만원 중 150만원에 대해 압류가 금지돼 압류 금액은 60만원이 된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세 체납액에 90만원 충당 후, 나머지 210만원 중 185만원에 대해 압류가 금지돼 25만원만 압류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