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부터 12주간 재실사 제안…"부채 급증 우려"
◆…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 CI.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다음달부터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 착수를 위한 재실사를 제안하면서 재점검 요청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금호측이 재점검 요청에 한 번도 답하지 않은 채 최근 계약 당사자간 사전 협의 없이 계약해제 통보 계획 관련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27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 24일 금호산업측에 "14일 발송 공문 관련 계약상 진술·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M&A 관련 계약서상 명시된 선행조건이 러시아 등 해외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끝났으니 계약을 마무리하자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지켜져야할 선행조건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시아나 인수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 정상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첫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내달 중순부터 12주 가량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재실사가 필요한 사안으로는 지난해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차입금이 급증했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올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이 실행된 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 등이 꼽혔다.
이와 함께 아사아나의 2019 회계연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정적인 점, 부채 2조 8000억원이 추가 인식되고 1조 7000억원의 추가차입이 진행되고 있는 점, 영구전환사채 추가발행으로 매수인의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점, 언론에서 제기된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계열사간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라임자산운용 사모펕드 투자손실,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등에 관한 확인 요청도 포함됐다.
"금호산업 사실왜곡 유감…계약해제 내부적 결정 의구심"
HDC현산은 지난 4월부터 10여차례 정식 공문을 발송으로 재점검에 대해 요청해왔으나 이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회사측은 "최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가 계약상 아무런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거래종결일을 지정해 당 컨소에 통보했고 아시아나는 계약해제 대비 TFT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언론에서 여러차례 보도됐다"면서 "계약 당사자 사이 어떠한 사전 협의가 없었음에도 금호산업이 계약해제를 통보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는데 금호측이 거래종결 노력보다는 계약해제를 내부적으로 이미 결정하고 이를 위한 준비만 해온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금호와 아시아나가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에 한 번도 응한 바 없이 계약상 근거없는 거래종결만 반복 요구한 채 당사가 조건 재협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계약의 이해당사자 사이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진정성 있는 논의가 진행돼 이번 거래가 성공적으로 종결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의하면 현산의 재실사 카드에 금호측은 내부에서 수용여부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선례가 나온 만큼 업계 안팎으로 매각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산이 지불한 계약금 2500억원에 대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