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2381억원, 전년비 7.9%↑…삼성바이오 호실적도 기여
지분가치 42조5000억원, 시가총액 2배 넘어…지배구조 리스크가 관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물산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응해도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잠정 집계한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7조223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9.4% 줄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381억원, 2207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7.9%, 6.4% 증가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상사 및 패션, 레저 부문에서 부진했지만 건설 부문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호실적으로 실적을 방어했습니다.
삼성물산은 트레이딩 물량 감소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사의 실적도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했습니다. 건설부문 신규수주는 2조7130억원으로 작년동기대비 112.3% 증가했습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확대로 글로벌 경기와 내수가 둔화하고 일부 대형 프로젝트 준공에 영향을 받으며 매출이 작년보다 감소했다”면서 “사업부문별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바이오 부문 실적이 개선하며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DB금융투자 조윤호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상반기 실적은 코로나19 라는 치명적인 대외변수를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을 증명했다”면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의 강점을 유감없이 보여준 실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영업가치를 제외하더라도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가치와 순현금을 합산하면 40조원을 상회한다”면서 “현재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적 모멘텀 훼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면서 “배당수입의 2/3를 기여하는 삼성전자의 고배당정책으로 이익체력 및 주주가치 제고를 강화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자체사업, 유무형자산, 자사주를 차치하더라도 삼성전자(4.6%), 삼성바이오로직스(43.4%) 등 보유 상장계열사 지분가치만 42조5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2배를 상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물산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캡처=키움증권
삼성물산의 28일 주가는 전일보다 2000원(1.9%) 오른 10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액면가는 100원입니다. 이날 거래량은 55만3343주로 전일보다 2.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삼성물산의 이날 주가는 연초인 1월 2일의 10만7500원에 비해 1000원(0.9%) 오른 수준으로 언택트 기업이나 바이오 기업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뒤쳐져 있는 상태입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 등을 둘러싼 재판을 받고 있어 진행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가 뒤흔들릴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지분분포는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3월말 현재 보통주 지분 17.23%(3267만4500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보통주 지분 2.86%(542만5733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보통주 지분 5.51%(1045만6450주)를 갖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KCC가 보통주 지분 8.97%(1700만9518주),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730%(1384만239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지분 1% 미만의 소액주주가 전체의 38.45%에 달합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이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나서서 대국민사과를 하는 등 기업지배구조 리스크 축소에 나서면서 삼성물산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