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이 'V자형' 회복세였던 과거 경제위기 때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는 '나이키' 모양에 가까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8월 전망치는 81.6(기준치 100)이었다. 이는 전달 전망치(73.7)보다 개선된 수치이나, 여전히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내수(82.7), 수출(83.0), 투자(83.3), 자금(88.3), 재고(105.6,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 의미), 고용(88.0), 채산성(85.1) 등 전(全) 부문에서 기준선 아래였다. 한경연은 "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 영향 외에도 여름철 휴가로 인한 조업일수·가동률 감소 등 계절적 요인과 전기료·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부정적 경기 전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90.5) 체감 경기가 전달보다 큰 폭으로 상승(18.1포인트)했으나, 같은 기간 제조업(74.9)의 상승폭은 0.1포인트에 그쳤다. 8월 기업들의 체감경기 개선 전망은 제조업 상승 없이 순전히 비제조업 전망치의 상승에 기인한 것이기에, 실질적인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는 게 한경연의 주장.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IMF 외환위기 당시엔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3개월 간 제조업 전망치는 각각 월평균 11.9포인트·7.3포인트 오른 반면, 이번 위기 때는 같은 기간 월평균 5.4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한경연은 "제조업 경기 전망이 V자형 회복세를 보였던 과거 위기와 달리 이번 위기에는 경기회복이 한층 더딘 속도로 이루어지는 나이키형 회복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실적으로 보더라도 경기 부진은 만성화된 모양새다. 7월 실적치(84.2)는 63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부문별로는 내수(84.5), 수출(86.0), 투자(82.5), 자금(90.4), 재고(106.4), 고용(88.3), 채산성(87.1)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로 예상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한데 더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체감 경기 회복이 지연되며 하반기 경기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땜질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