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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회계법인 올해 회계사 채용 21.6% 줄이는 이유는?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 2020.07.30 15:30

올해 빅4 신규 채용 830명, 회계사 최소선발인원 1100명
빅4의 신입 회계사 '싹쓸이' 끝
회계사 처우 개선, 빅4 퇴사자 감소가 주요 원인
'코로나19'로 세무·컨설팅 위축도 한 몫
금융위 2년 간 합격자 250명 증원…'수요 예측 실패'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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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회계법인이 올해 신규 회계사 채용인원을 크게 줄일 방침이다.

빅4 회계법인의 올해 신규 채용 예정 인원은 삼일 230명, 삼정 250명, 한영 200명 안진 150명 등 총 830여명이다. 이는 지난해 빅4의 채용인원 1059명보다 21.6%(229명)나 줄어든 수치다.

올해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이 1100명 것을 감안하면, 올해 합격자 중 270명 가량은 빅4에 채용되지 못하고 로컬회계법인 또는 업계 밖에서 일을 시작해야 된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9월 기준 빅4의 신입 회계사 채용 인원은 삼정 380명, 삼일 279명, 한영 200명, 안진 200명으로 총 1059명에 이르렀다. 연말까지 신입 회계사를 받은 회계법인도 있어 최종 채용 규모는 이보다 컸다.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이 2년 연속 늘어난 상황에서 채용 규모는 반대로 줄어들자 정부의 예측 시스템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6년부터 계속된 빅4의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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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에 채용된 신입 회계사 수는 2014년 771명, 2015년 890명, 2016년 1041명, 2017년 986명으로 점차 증가하다가 2018년 1198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다소 줄긴 했지만 1000명은 가뿐히 넘겼다.

빅4에서 채용하는 신입 회계사 수가 그해 합격자 수를 넘어선 것은 2016년부터다. 회계사 시험 합격자 수는 2016년 909명, 2017년 915명, 2018년 904명, 지난해 1009명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빅4에서 신입 회계사를 소위 '싹쓸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표준감사시간제가 포함된 신(新) 외부감사법 시행과 주52 시간제 도입 등으로 회계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결과였다.

그 과정에서 회계사는 '귀한 몸'이 됐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자 당연히 몸값이 올랐고 회계사 수를 충족하지 못한 일부 회계법인들은 인력난을 호소했다. 일각에선 빅4에서 신입뿐 아니라 경력직까지 쓸어간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입 회계사의 취업 시장이 늘 좋았던 것은 아니다.

2000년 초반엔 회계사 시험에 함격하고도 실무수습기관을 찾지 못한 미취업 합격자들이 연수를 전면 거부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회계사 취업대란은 '연례행사'라는 말까지 나오던 시기였다.

굳이 빅4에서 나갈 필요가 없다

올해 빅4 회계법인이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인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온다.

우선 빅4의 퇴사자 수가 줄었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회계사 몸값이 비싸지면서 처우가 그만큼 좋아는데 굳이 옮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빅4 회계법인은 회계사 업계에서 '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 로컬회계법인에 비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소 업무가 힘든 측면도 있었으나 신규 회계사들도 빅4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빅4에서 일을 몇 년 배워 로컬이나 기업으로 나가는 것이 당연한 코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회계사 연봉이 인상됐고 과도한 업무도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되면서 굳이 빅4에서 떠날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빅4에서 신규 회계사를 많이 뽑은 이유는 그만큼 퇴사하는 인원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처우가 좋아져서 퇴사자가 줄어드니 신규 채용 규모도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의 경우 퇴사율이 30%에서 1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든 또 다른 이유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경영 상황이 불투명해 졌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외감법 도입으로 인해 회계사 업계가 호황을 맞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감사업무에 한정될 뿐"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세무나 컨설팅 쪽은 많이 위축됐다. 감사분야는 매출의 30%정도인데, 나머지 70%가 흔들리니 신입 회계사를 많이 뽑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신외감법으로 인한 감사보수 증가 수혜가 예상보다 높지 않아 신입 회계사를 줄였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금융위는 왜 합격자 수를 늘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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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850명이던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을 2019년 1000명으로, 올해 1100명으로 2년 연속 증원시켰다.

이처럼 올해 신입 회계사 취업 시장이 예년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회계사 합격자 수를 해마다 증가시킨 금융위의 결정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합격자 증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됐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증원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은 2007년 750명에서 2008년 800명으로 늘고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850명으로 유지되어 왔다. 850명은 말 그대로 '최소' 선발인원이라 최소 886명(2014년)에서 최대 998명(2012년)까지 신입 회계사가 배출됐다.

이후 금융위는 2019년 전년대비 150명 늘어난 1000명을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을 결정했다. 이어 올해 연거푸 증원, 전년보다 100명 늘어난 1100명을 최소선발인원으로 결정했다.

외부감사 대상 회사수가 증가하고 신외감법으로 업무량이 증가했다는 것이 증원의 이유였다. 아울러 회계법인 이외에 기업과 공공기관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고 사회 전반적으로 회계투명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기 때문에 회계사를 늘려야 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하지만 증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젊은 공인회계사들의 반발이 심했는데, '공인회계사 증원반대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이들은 올해 초 집회를 열고 증원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당시 이들은 "10년간 유지된 850명의 선발인원을 단 2년 만에 30% 확대하는 결과로 다른 어떤 전문자격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무분별한 확대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회계제도 개혁의 취지는 무분별한 경쟁을 지양하고 독립적 회계감사 환경을 만들어 숙련된 감사 인력이 현장을 떠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라며 "숙련된 회계사가 감사 현장을 떠나고 이를 신입 회계사가 대체하는 악순환은 회계 부정을 야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년공인회계사회는 회계사 증원 결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금융위를 압박했다. 당시 청년공인회계사회는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마땅한 근거와 공정한 절차를 통해 증원이 결정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증원 결정의 이유가 된 연구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역시 앞으로 회계사 선발인원에 대한 감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회계사회장으로 당선된 김영식 회장은 당선 직후 "선발 인원과 관련 단계적으로 인원을 줄여나가겠다"면서 "인력의 공급과 수요를 맞춰야 하는데 회계법인의 보수가 올라가다 보니 회계사 시험 합격자들이 산업체에서 돌아오고 있다. 수요 예측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논리로 금융위를 설득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황병찬 회계사회 청년부회장은 "정부의 예측 실패"라면서 "회계법인에 채용되지 못한 이들을 '미지정'이라고 부르는데, 올해에 이어 2021년에도 미지정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미지정이 누적되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에 당장 내년부터 선발인원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22년 선발인원부터 단계적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로컬에게도 기회가

로컬회계법인들은 오랜만에 신입 회계사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지만, 그렇다고 무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빅4를 제외한 로컬회계법인들은 빅4와 달리 신규채용 공고를 하지 않는다. 일부 로컬회계법인은 회계사회 홈페이지에서 신입 회계사를 모집하긴 하지만 인맥을 통한 채용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한 중견회계법인 관계자는 "올해 빅4에서 뽑히지 못한 인원이 꽤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주변 로컬회계법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10명 내외의 신규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계법인 수는 많기 때문에 아예 채용되지 못하는 신입 회계사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신규 채용은 사실 로컬회계법인 입장에서 조심스럽다. 기껏 일을 가르쳐 놓으면 빅4로 가능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로컬회계법인은 그동안의 관례대로 빅4에서 일을 배우고 나온 경력자를 뽑는 것을 선호하는데, 최근 빅4 퇴직자가 줄어들어 고민인 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회계사 시험 최종합격자 발표는 내달 28일이다. 빅4 회계법인은 오는 9월 중 면접 등을 거쳐 신규 채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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