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주가 3655원으로 연초보다 22% 하락…매입가의 56% 수준
국민연금 올들어 지분 낮춰…매각 늦을수록 국민 세금 헛되이 낭비
◆…대우건설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캡처=키움증권
대우건설의 주가가 실적 악화로 큰 폭 하락한 가운데 KDB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의 대우건설 매각 계획이 상당기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우건설의 4일 주가는 3655원으로 연초인 1월 2일의 4660원에 비해 21.6% 하락해 있는 상태입니다.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대우건설의 주가는 올해 들어 단 한번도 액면가에 도달한 바 없습니다. 지난 3월 23일에는 액면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최저가 2250원을 기록했습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게 된 회사들을 관리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4월 출범했습니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사장은 취임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요한 추진 과제로 대우건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강조했지만 지난해와 올해의 대우건설 실적은 되레 악화되는 모습입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설립 당시에는 산업은행 퇴임인사를 위한 자리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1년 4개월여동안 대우건설 가치를 높이지도 못했고 매각 추진에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대우건설 매입가격은 주당 6540원 상당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우건설의 4일 종가 3655원은 매입가격의 56%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대우건설의 지분분포는 최대주주가 KDB인베스트먼트 제1호유한회사로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KDB인베스트먼트 제1호유한회사의 최대주주는 KDB인베스트먼트 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이며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KDB산업은행은 계열사인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구조로 대우건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모습입니다.
KDB인베스트먼트 제1호유한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단 1원도 없었고 영업이익 –1400만원, 당기순이익 –86억70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KDB인베스트먼트 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혀 없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41억98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3월말 지분 7.24%(3008만1246주)를 갖고 있었으나 7월 28일 지분 6.84%(2844만9286주)로 낮췄습니다. 지분 1% 미만의 소액주주가 3월말 전체의 37.7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대우건설의 매각에 나서겠다는 계획은 자회사가 지난해 매출 1원도 올리지 못한채 수십억원의 적자만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민의 세금인 혈세만 축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우건설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전년동기에 비해 두자리수 이상으로 감소하는 등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우건설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잠정 집계된 매출액이 1조963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2.0% 줄었다고 공시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812억원, 524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20.2%, 36.6% 감소했습니다.
대우건설은 건축 주택에서 양호한 원가율 86%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공기 지연으로 해외 토목 및 플랜트에서 추가 원가가 반영됐습니다. 인도와 싱가포르 토목 현장에서 320억원, 쿠웨이트 플랜트 현장에서 15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2분기 실적 둔화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달성률은 연초 계획의 44% 수준입니이다. 하반기에도 추가 공사 차질 리스크가 있습니다.
대우건설의 주요 해외 수주건들은 대부분 내년으로 이연될 전망입니다. 대우건설은 개도국 노출이 높은 편으로 계속적인 추가 공기 지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도 대우건설의 매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한국투자증권 김치호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코로나19로 해외 현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면서 “국내 사업장의 수익성도 악화돼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습니다.
DB금융투자 조윤호 연구원은 “특히 해외 공사 매출액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현 시점에서 주가 상승 트리거는 부족해 보이지만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실적 개선으로 꾸준히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건설의 주가가 KDB인베스트먼트의 주당 매입가격 6540원을 뛰어 넘지 않는 한 매각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의 매각이 늦춰질수록 국민의 세금만 헛되이 낭비되는 형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