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발사...수십 명 다쳐
마크롱 대통령 현장 방문...성난 시민들, "정권의 혁명과 몰락 요구"
국제적인 조사 요구 빗발쳐...야권 정치인 "정부가 진실 규명 못 해"
올가미와 함께, "누구 머리가 여기에 내걸릴까"라는 팻말 걸려
◆…레바논 보안군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레바논 보안군이 거대한 폭발에 분노한 시위대를 해산하고자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가디언이 지난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레바논 국영 뉴스 통신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폭발사고 현장에서 1km 떨어진 의회로 가는 길목에서 발생했다. 반정부 시위대 수십 명이 상점을 파괴하고 보안군에 돌을 던져, 보안군이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으로 대응하던 중 시위대 일부가 다쳤다.
이에 앞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폭발현장에 방문했으며 분노한 시민들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레바논의 정치적 변화를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모든 정치 세력에게 새로운 협정을 제안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19세기부터 프랑스의 지배로 큰 영향을 받았다. 현대에 들어 양국의 관계가 매우 좋아 프랑스가 레바논에 경제 지원을 하고 있다.
레바논 미셸 아운 대통령이 폭발사고 이후 베이루트에 2주 동안 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최소 157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30만 명이 발생한 이번 사고를 독립적으로 조사해달라는 요구가 국내외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입은 경제적 피해가 18조 원에 달하며 이는 레바논 GDP(670조 원, 2018년)의 약 3%에 이른다.
가디언에 따르면, 레바논 관리들이 폭발성 높은 질산암모늄을 주거지역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 내버려 둔 것을 두고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러시아 소유 화물선에서 폭탄으로 사용될 수 있는 비료인 질산암모늄이 압류돼 창고로 옮겨졌다.
레바논 정부는 이번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항만 관계자들을 가택연금 했으며 그 조사 결과에 따라 사법부에 넘길 예정이다.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빗발치는 가운데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이번 폭발사고를 독립적으로 조사하길 요구했다. 진보 사회주의적 정치인인 왈리드 줌블라트는 “정부가 진실을 규명할 수 있다고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루트 시민들은 미리 막을 수 있던 이번 재난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어떤 시민이 이번 폭발사고로 부서진 건물 난간에 “누구의 머리가 여기에 내걸릴까?”라는 팻말과 함께 올가미를 걸어 놓았으며 레바논 소셜 네트워크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