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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사] 한국쓰리엠

①한국3M, 1달러 짜리 페이퍼 컴퍼니에 지분 몽땅 넘겨

조세일보 / 황상석 전문위원 | 2020.08.10 08:00

자본금 1달러 英3M APUH 설립 다음날 지분 전액 현물출자
대주주 국적 美에서 英으로 바꾼 것은 조세회피용 '꼼수'가능성
매출 1.5조원 알짜회사의 지분을 몽땅 페이퍼컴퍼니에 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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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소재한 한국쓰리엠 로고 입간판. 사진=임민원 기자

한국쓰리엠 대주주(미국 3M)는 2015년 12월 9일 자본금 1달러에 설립된 '영국 3M아시아퍼시픽(3M APUH, 3M ASIA PACIFIC UK HOLDING LTD.)'에 지분 전부(100%)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주주 국적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쓰리엠의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3M이 이처럼 영국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다음 한국쓰리엠 지분을 모두 넘긴 이유가 무엇인지 주목받고 있다. 한국쓰리엠의 대주주 국적이 미국에서 영국으로 변경될 경우 한국쓰리엠 대주주와 3M그룹에게 어떤 잇점이 있는지도 관심사다. 조세전문가들은 조세회피를 위한 '꼼수'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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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쓰리엠 2015년 감사보고서 및 영국 3M APUH 설립·증자 신청서

미국 3M은 2015년 12월 8일 1주, 1달러(액면가격)에 영국 3M APUH를 설립했다. 설립 하루 뒤인 12월 9일, 미국 3M은 한국쓰리엠 및 대만쓰리엠 지분을 영국 3M APUH에 현물 출자했다. 지분 이전 당해연도인 2015년 매출 1조5731억원, 순이익 1716억원인 한국쓰리엠 지분을 자본금 1달러 회사에 넘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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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국 3M APUH 증자신청서

또 3M APUH의 'Confirmation Statement'에 따르면 2016년 11월 22일 미국 3M은 3M APUH 지분(7729주)을 네덜란드에 주소를 둔 3M인터메디에이터(3M INTERMEDIATE ACQUISITION B.V.)에 양도했다.

이로써 미국 3M→네덜란드 3M인터메디에이터→영국 3M APUH→한국쓰리엠으로 이어지는 3층 지배구조를 형성한 것으로 보여진다.

영국 3M APUH는 같은 주소지에 3M영국홀딩스가 있다. 주소지는 '영국 버크셔 브랙널 칼른로드(3M Centre Caln Road, Bracknell, Berkshire, United Kingdom, RG12 8HT)'이다. 미국 3M은 3M영국홀딩스를 놔두고 네덜란드 3M인터메디에이터에 영국 3M APUH 지분 전량을 이전한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

영국 3M APUH는 설립 초기 한국쓰리엠과 대만3M의 주식 현물 출자로 출발했으나 2018년 말 현재 아시아지역 6개 자(손)회사(한국 1개, 대만 3개, 사우디 2개)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각각 100%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 지분을 굳이 네덜란드 소재의 회사로 이전했는지 그 의도에 의문이 갈 수 밖에 없다.

영국 등기소(Companieshouse) 자료에 따르면 영국 3M APUH의 임직원으로는 이사 4명(미국인 2명, 파키스탄, 터키 각 1명)과 행정직으로서 비서(Secretary) 1명을 두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영국 3M APUH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이사는 비상임이어서 모든 이사의 급여는 관련회사에서 지급되고 직원(종업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회사를 운영할 실질적인 인력이 없는 회사를 내세워 각종 조세회피를 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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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국 3M APUH 연도별 'Full Accounts'

미국 3M과 같은 다국적기업이 해외 중간 지주회사를 설립해 보유 지분을 이전하는 것은 과세 당국의 주목 대상이다. 국제조세 전문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다국적기업은 해외 자회사나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와 지배구조를 이용한 다양한 조세 전략으로 해외 소득에 대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편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조세일보의 질의에 한국쓰리엠은 “3M APUH의 등기이사들은 매 분기 재무현황 및 경영계획을 보고 받고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또한 3M APUH는 2017년 3M사우디아라비아의 자회사 지분에도 투자하는 등 자회사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투자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페이퍼 컴퍼니(주식회사)도 절차상 법률적 흠결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정관이나 상법에서 정하는 이사회 구성이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미국 3M과 한국쓰리엠이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가 편법인지 위법인지 시비를 가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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