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요구 수용…"단 인수상황 재점검 전제 대면협의"
◆…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 CI.
매도인과 인수인간 팽팽한 줄다리기로 난기류에 빠졌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대면협상으로 무산 위기를 벗어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의 거래종결을 위한 대면협상 요구를 수용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HDC현산은 기존의 재실사 요청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HDC현산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을 제안한다"면서 "향후 원만하게 인수절차를 진행하고자 일정과 장소 등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서는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산업은 HDC현산에 "아시아나 인수 의지가 있다고 수차례 밝히면서도 대면협의에 응하지 않고 보도자료나 공문으로 일방적 입장만 전달하고 있어 진정성에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면서 만나서 협의하자는 요청을 보낸 바 있다.
이번에 현산이 대표이사 대면협상에 응하면서 자칫 아시아나 매각 무산의 수순을 밟고 계약금 2500억원 관련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다소 사그라들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현산이 인수 기준점으로 삼았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공개된 아시아나의 사업보고서에서 부채가 3조원 가까이 늘어나 부담을 느끼다 2분기 깜짝 흑자로 개선세를 보이자 협상 불씨를 살린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아시아나는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별도기준 1분기 영업손실 2082억원, 순손실 5490억원을 기록했으나 2분기 화물사업 강화로 영업이익 1151억원, 순이익 1162억원을 거두며 시장 컨센서스를 2배 가까이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냈다.
그러나 현산은 이번 대면협상이 재실사를 전제로한 협의로 선을 그었다. 현산측은 "금호산업은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매도인의 선행조건 충족의무가 여전히 이행되지 않았기에 인수종결을 위해 인수상황 재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서로 만나서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효율적이고 투명한 협의를 통해 인수거래를 종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고 금호산업이 당사의 제안을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