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 행사 진행한 당시 로스쿨생(현재 변호사) 증인신문
"'아빠가 조국' 말한 학생 정확히 기억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목격' 이어 두번째
◆…서울중앙지법에서 13일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4차 공판에서 당시 학술대회 진행요원을 했던 김모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와 "조국 딸을 세미나에서 봤다"고 증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가 2009년 5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학술대회에 참석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전 사무국장의 목격 진술에 이은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 심리로 13일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4차 공판에서 당시 학술대회에 참석했던 현직 김모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와 "조씨로 추정되는 여학생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김 변호사는 2009년 5월15일 열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행사진행을 돕는 요원으로 활동하며 세미나홀 출입구 앞에서 참가자들에게 자료집을 배부했다. 그는 변호인 반대신문 과정에서 "다른 행사진행요원이 '고등학생이 어떻게 이런 데를 왔느냐'고 묻자 그 학생이 '아빠가 가보라고 해서 왔다. 아빠가 조국이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여학생이 입은 교복이 어느 고등학교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아빠가 조국이라고 해서 정확히 기억난다"며 "이후 친구들에게도 '아빠가 조국'이라고 말하는 학생을 만나서 신기했다고 종종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학생이 혼자 왔고 다른 남학생은 본 적 없다"며 "고등학생이 여러 명이 왔다면 궁금해하지 않았겠지만 그날은 희소한 케이스라 기억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 측이 제시한 '세미나 영상'과 관련해서는 "10년 전 잠깐 봤던 학생이라 얼굴이 일치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교복입은 학생은 남학생이라는 증언이 있는데 그 학생이 조 전 장관의 소개로 왔다고 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자 김씨는 "기억이 잘못될 가능성은 있는데, 조국이 아빠라고 말했고, '아버지가 서울대 교수라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딸 조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2009년 5월15일 주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세미나에 실제로 참석하지 않았으면서도 같은해 5월1~15일 동안 인턴활동을 했다는 허위인턴확인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 교수는 그동안 재판에서 딸이 실제 세미나에 참석했다는 근거로 세미나 동영상을 제시하는 등 검찰의 공소사실을 적극적으로 반박해왔다. 조씨가 실제로 세미나 인턴활동을 했기 때문에 허위확인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정 교수의 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김 변호사의 '조씨 목격 증언'은 학술대회 당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을 했던 김모씨의 진술에 이어 두 번째다. 김씨는 지난 5월 정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학술대회 뒤풀이 때 조씨가 자신을 소개해 조 전 장관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2009~2011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2009년 5월 15일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주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국제학술대회의 실무를 담당하며 조씨의 인턴십 확인서를 발급해준 바 있다. 김씨는 학술대회 세미나에 외국어고등학교 학생 3명이 와서 행사 안내 등의 업무를 했고, 그 중 조씨도 포함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행사 당일 촬영된 영상 속에 앉아있는 여성이 맞는다고도 진술했다. 검찰의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머리가 길었던 거로 기억한다며 영상 속 여성이 조씨가 맞는다고 단정적으로 진술했는데 특정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다른 학생들은 다 기억하고 있어서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반면 조씨의 고교 친구 2명은 김 변호사와 사무국장 김씨의 증언과 배치되는 내용으로 진술했다. 조씨의 고교 친구인 장모씨는 법정에서 "세미나에 참석한 한영외고 학생은 자신 뿐"이라고 말했고, 박모씨도 세미나 영상 속 여학생이 조씨가 아니라고 증언했다.
검찰도 세미나에 조씨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학술대회 방명록을 이날 공개했다. 검찰이 제시한 방명록에는 조씨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고, 조씨의 친구 박씨와 김 변호사의 이름만 적혀 있었다. 검찰은 "방명록에 이름이 적힌 인원이 세미나 영상 속 인원에 비해 2배가량 많은데 참석자들은 이름을 대부분 적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