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집값 수도권 2.5%, 지방 0.1% 상승 전망
"주택수요 억제 정책, 집값은 잡지 못하고…"
"한시적 양도세 인하 등 다주택자 매물 유도해야"
한경연,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
코로나19 사태라는 대형 악재로 심각한 경기위축 상황임에도, 올해 하반기 주택들의 시장가치는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서울-지방간 집값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인하하는 등 다주택자들에 대한 '퇴로'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영향 분석 및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 다발적 정부대책으로 인한 시장 불안 |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 분석한 동태적·확률적 일반균형(DSGE·가계, 기업, 정부, 금융기관이 합리적 기대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가정 하에 정책변화를 통해 야기된 경기본동을 분석·예측하는 경제학 모형)의 시뮬레이션 결과, 주택시장 관련한 정부대책은 주택 가격을 오히려 끌어올린다.
분석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정부 대책 이후 2분기에 걸쳐 4%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해서 충격 전보다 2% 높은 수준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요 거시변수인 소비와 총생산은 하락한 이후 15분기 이상 지나야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정부대책으로 인한 효과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데 반해, 소비·총생산 등 주요 거시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위축 효과는 장기적이라는 점이 충격반응함수 분석을 통해 실증됐다"고 했다.
| 하반기 주택값, 인기지역 중심 큰 폭 상승 전망 |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올해 하반기 중 주택가격은 비교적 관망세를 보였던 상반기와는 달리 전국 0.8%, 수도권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서울 인기지역의 경우엔 입지선호 현상의 강화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정부 공급대책의 영향으로 7%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방의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경기위축에 따라 주택수요가 살아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다주택자들이 지방에 소재한 주택부터 매도물량을 늘리면서 0.1%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 현상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전방위적인 부동산 수요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대별·지역별 풍선효과의 지속, 금리하락에 따른 유동성 증가, 공황구매 현상으로 인한 추격매수세 강화 등에 기인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입지가 좋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 "다주택자 퇴로 열어주고 민간친화형 공급정책 시행해야" |
보고서는 정부가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한 공황구매 심리가 주택 가격상승을 견인하는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과거 부동산 정책의 사례와 본문의 분석결과에 비추어, 시장균형을 정책의지만으로 변화시키려는 수요억제 정책은 예외 없이 주택가격이 폭등하고 계층간·지역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부작용을 유발시시켰다"고 지적하며 "주택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한 공급대책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대출금지 등 극단적 형태의 규제는 철회해서 주택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1년 주택시장 안정의 관건인 다주택자의 보유매물 유도임을 감안해 한시적으로라도 상당 수준의 양도세 혜택을 통해 다주택자의 퇴로를 과감히 열어 주고, 공급대책은 실효성 제고를 위해 공공주도형에서 민간친화형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