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코로나 확산 위기…백신으로 정치적 승부수 띄워
세계 최초로 백신 개발하면, 세계적 위상 얻게 돼
러시아 백신 일축하기엔 일러…러시아는 과학 강국
반(反) 백신 정서 큰 러시아…효과 없으면 정권에 위기될 수
다음달 일반인 대상 접종 시작하나, 의사조차 거부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지난 11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떨어진 지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승부수일 수 있다고 AP통신이 지난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신은 세계 최초로 백신을 개발하면 세계적 위상을 얻기에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에 인기가 떨어진 푸틴 대통령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러시아와 같이 안전보단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 국영 백신 회사가 인간 대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지 않았음에도 자사 직원들에게 시험 주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 팬데믹을 통제 못 해 정치적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다가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격적으로 백신을 개발해 인정받길 원한다며 지금으로선 푸틴이 트럼프를 이겼는지는 의학적으로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스푸트니크 5호 백신이 필요한 시험을 거친 뒤 보건부의 승인을 얻었다. 우리는 러시아와 전 세계에 매우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게 한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세계 과학자들은 백신 후보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더라도 그 항체 유지 기간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통신은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 러시아가 지금 천연가스 자원에 의존하고 있으나 1961년에 세계 최초로 우주에 사람을 보냈을 정도로 과학, 의학, 항공 우주 분야에 위대한 업적을 이뤘으며 백신 개발로 국내와 국제 사회에 푸틴의 영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코로나19 사망자가 70여만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전 세계 모두가 백신을 간절하게 원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러시아를 못 미더워하는 미국인조차 미국 보건기관이 승인할 경우 러시아 백신을 환영하겠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반면, 러시아인도 스푸트니크 5호 백신에 의구심이 크고, 지난 2019년 조사결과 러시아가 구소련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반(反) 백신 정서를 나타낸 상황에서 백신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에게 큰 위기로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17일 의료진과 교사 등 고위험군 일반인 대상 접종을 다음 달 중순 이후 시작한다고 전했다.
한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부작용을 확인할 3상 임상시험 없이 승인된 스푸트니크 5호 백신을 러시아 의사들조차 맞길 거부하고 있으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고위험군 백신 접종 계획이 결국 3상 임상시험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