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보다 강풍 피해 우려, 최대 초속 60m 강풍 예상
태풍 오른쪽 위험반원에 들어 전국적 피해 불가피
26~27일 전국 태풍 영향권, 제주도·지리상 강수량 300㎜ 전망
지난해 태풍 '링링', 2012년 '볼라벤'과 유사한 경로
◆…제8호 태풍 '바비'가 오는 26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목포 인근 해상을 거쳐 27일 오전 서울에 최근접하며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22일 타이완 타이베이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26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27일 오전 서울에 가까이 접근하며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태풍은 과거 태풍 링링, 볼레벤과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어 철저한 유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11시 김종석 기상청장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태풍 바비의 현황과 예상 경로에 대해 발표했다. 김 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집중호우로 수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니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장이 직접 언론을 대상으로 브리핑에 나선 것은 올해 처음이다.
태풍 바비는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타이완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4㎞로 북동진하는 중이다. 태풍은 24일 오전 9시께 태풍 비상구역에 진입해 서해상을 따라 북상한 뒤 한반도 내륙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바비는 2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약 250㎞ 부근 해상을 지나며 강도 '강'의 중형급 태풍(중심기압 965hPa, 최대풍속 초속 37m, 강풍반경 310㎞)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오전 9시 서귀포 남서쪽 약 170㎞ 부근 해상으로 올라오며 '매우 강'(중심기압 945hPa, 최대풍속 초속 45m, 강풍반경 330㎞)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후 세력이 다소 약해지며 27일 오전 9시 백령도 남동쪽 약 120㎞ 부근 해상을 거쳐 28일 오전 9시 중국 하얼빈 남쪽 약 370㎞ 부근 육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편에 들게 되면서 26일~27일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겠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도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26일부터 27일 지리산 부근과 제주에 100~300㎜가 전망되며, 제주 산지 중에는 500㎜ 이상이 쏟아지는 곳도 있겠다. 전라 지역에는 50~100㎜, 그 밖의 지역에는 30~100㎜의 강수가 예상된다.
많은 비와 함께 강풍도 동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와 서해안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 풍속 50~60㎧(시속 180~216㎞)의 강풍이 불고, 서쪽 지역과 남해안에는 최대 순간 풍속 35㎧(시속 126㎞)의 바람이 불겠다.
애초 태풍 바비는 전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전남 서해안과 북한에 상륙하며 점차 서쪽으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태풍 주변의 찬 공기로 인해 서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당초 남부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태풍 주변에 찬 공기로 인해 서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며 "상층의 기압골이 우리나라 쪽으로 오고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적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미국과 일본도 우리나라 기상청과 비슷한 진로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제8호 태풍 예상 이동 경로.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바비가 우리나라 내륙에 직접 상륙하지는 않지만 서해안을 지날 때 강풍 반경이 300~3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현재 예상 경로대로 태풍이 이동할 경우 서해안 지역에 위험반원이 걸치면서 강풍과 비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은 지난해 한반도를 관통했던 태풍 '링링'과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과 유사한 경로로 이동 중이다. 링링은 당시 흑산도 인근에서 초속 54.4m의 바람을 일으켰고, 제주도 윗세오름에서는 429㎜의 많은 비를 뿌렸다. 태풍의 영향으로 3명이 숨지고, 16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볼라벤도 서해안에서 중심기압 960hPa, 최대순간풍속 초속 59.5m를 기록한 바 있다.
김 청장은 "지난해 링링보다 강한 태풍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바람으로 인한 비산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풍 바비는 산맥이라는 뜻을 가진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지난 22일 오전 9시 타이완 타이베이 남남동쪽 약 2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